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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 규모를 늘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라이선스 아웃(L/O)이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다만 화려한 계약으로 이목을 끈 뒤에 실패한 사례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하나의 수익 모델로 자리잡기까지 기술이전 트렌드의 변화를 짚어보고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기술이전이 성배인지 독배인지를 따져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국내 바이오텍들의 기술수출이 단순히 계약 규모와 건수 등 몸집을 불리는 단계를 넘어섰다. 과거 수출했던 기술들이 임상을 거쳐 상업화에 가까워지면서 주기적인 마일스톤 유입이 발생, 실질적인 현금을 거둬들이는 수확기에 접어들며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알테오젠 전경 (사진=알테오젠 홈페이지)
몸집 불리기는 성공…공시와 실제 수익 간극 왜?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수출 규모는 일부 비공개 계약 건을 제외하고 약 2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연도인 2024년 수출 규모 약 8조원 대비 162% 가량 증가한 수치이며,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 약 14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처럼 전체 수출 규모가 커진 가운데, 개별 기업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기술이전이 실제 실적에 숫자로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차세대 ADC(Antibody-Drug Conjugates, 항체-약물 접합체) 원천기술로 구축된 ADC 항암제를 연구·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하는 사업모델을 영위하는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는 연속적인 기술수출로 외형 성장의 동력을 확보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기재된 라이센스 아웃 현황에 따르면 회사는 2019년 3월 일본 다케다의 자회사인 밀레니엄 파마와 4548억원 규모의 ADC 원천기술 기술이전 계약을 시작으로 2024년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체결한 9435억원 규모의 ADC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까지 2025년을 제외하고 매년 1건 이상의 ADC 관련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 이로써 지난 6년간 회사가 체결한 ADC 기술이전 계약의 규모만 무려 9조 5820억원에 육박한다.
이에 발맞춰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20년 49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4년 1259억원까지 늘었고, 잠정 집계된 2025년도 매출액 역시 14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 중인 ADC 원천기술 기술이전 실적이 2023년까지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것에서 2024년 1054억원으로 급증, 2025년 3분기 누적으로는 1101억원으로 집계됐다. 분명 괄목할만한 성장이지만 9조 원이 넘는 누적 계약 규모와 비교하면 실제 체감되는 매출 규모에는 다소 괴리가 존재하는 모양새인데, 이는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계약의 특성 때문이다.
최정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KPBMA Brief 27호에 기고한 '제약바이오기업 국내외 투자·투자유치시 고려사항' 보고서에서 "외부에 발표되는 라이선스 아웃 계약 규모는 개발과 상용화가 100% 성공해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모두 수취함을 전제로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는 계약 존속이나 대금 수취에 영향을 주는 제약 조건이나 비경쟁의무 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조 단위 수출 계약 규모만 보고 당장의 수익 창출로 직결된다고 판단하기 힘든 이유다.
리가켐바이오는 이제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들었다. 2025년 신규 계약은 없었으나, ADC 플랫폼 '컨쥬올'을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 및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던 오노약품이 3월 첫 번째 타겟을 지정했다. 이어 올해 1월과 2월에 걸쳐 연달아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을 수령한다고 공개했다.
알테오젠, 상업화 도달…로열티 통한 장기 수익 구조 목전
결국 핵심은 조건부 마일스톤의 수령 여부와 그 이후 현금 창출이다. 리가켐바이오가 개발 단계의 마일스톤을 밟아나가고 있다면 알테오젠은 기술이전의 최종 목적지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한 사례다.
알테오젠이 개발한 핵심 자산인 'ALT-B4(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의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MSD,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산도즈, GSK, 인타스 등 7개 사에 기술수출됐고, 지난해 하반기 상업화 단계에 이르렀다.
알테오젠의 매출은 2022년 288억원에서 2023년 965억원으로 급증한 뒤 2024년 1029억원으로 외형 성장을 지속했고, 잠정 집계된 지난해 매출은 215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9.8% 증가했다. 사측은 매출 변동 주요 원인으로 '키트루다SC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및 아스트라제네카 계약에 따른 업프론트 수익 증대'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ALT-B4 관련 매출 규모는 2023년부터 833억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 2024년 757억원을 거쳐 지난해 3분기 누적 1196억원의 매출을 시현하는 중이다.
지난해 키트루다SC의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며 상업화의 포문을 연 MSD와의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기술이전 이후 수익화 구조를 엿볼 수 있다. 2020년 6월 최초 계약 이후 2024년 2월 펨브롤리주맙(상표명 키트루다) 제품군에 한정한 독점 라이선스 사용계약으로 변경일 기준 계약금 총액은 최대 43억 1700만달러로 약 5조 5560억원에 달한다.
그간 수취금액을 살펴보면 2020년 계약금(Upfront)로 1600만달러, 2024년 계약변경으로 인한 Singning fee 2000만달러를 수취했으며, 이후 2021년 임상1상 개시에 따른 마일스톤(금액 비공개), 2023년 5월 임상3상 개시에 따른 1300만달러(한화 약 192억원), 2025년 9월 키트루다SC의 미국 FDA 품목허가에 따라 2500만달러(약 351억원), 같은 해 11월 키트루다SC 유럽 품목허가 획득에 따라 1500만달러(약 219억원)를 수취한 것으로 나온다.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 미국과 유럽 품목허가로 인해 공시한 마일스톤 수취액만 약 57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MSD와 체결된 계약에 따라 키트루다SC를 통해 알테오젠이 수령할 수 있는 마일스톤 총액은 10억달러(약1조4770억원)이며, 판매액 및 누적판매액에 따라 이를 모두 수령한 후 로열티로 전환하게 된다. 해당 로열티는 회사의 특허가 유효한 2043년 초까지 수령가능하단 설명이다. 즉, 조건부 마일스톤을 넘어 지속가능한 판매로열티 수익 구조를 완성한 셈이다.
하나증권의 알테오젠 NDR 후기 리포트에 따르면 사측은 "MSD는 2년 뒤 SC 제형으로의 30~40% 전환을 예상하며, 이때 모든 세일즈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로열티 발생 시점은 향후 3~4년 정도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글로벌 제약사 약 10곳과 추가 계약을 동시 논의 중"이라며 플랫폼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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