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살리기 '기술 개발'…벌통 온도 잡았더니 '생존율↑'
이상기후에 꿀벌 해법 '환경 안정화'
'꿀벌 월동 저장고' 등 2종 기술 개발
저비용 기술…2028년 현장 적용
"시군농업기술센터, 예산 맞춰 보급 계획"
2026-03-25 14:34:12 2026-03-25 14:34:47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한파가 반복되면서 꿀벌 집단 폐사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꿀벌의 월동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급격한 온도·습도 변화로 인한 꿀벌 스트레스를 줄여 폐사를 예방할 수 있는 '꿀벌 월동 환경 유지 기술'은 내년 추가실증 후 보급할 계획입니다.
 
농촌진흥청은 겨울철 꿀벌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꿀벌 월동 저장고'와 '물주머니 보온 기술'을 개발, 내년 실증에 돌입한다고 25일 밝혔습니다. 
 
꿀벌 폐사 원인은 단일 요인보다 기후와 질병이 결합된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동안 응애(기생충)와 바이러스가 지목돼 왔지만 최근에는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꿀벌이 일찍 활동을 시작하는 현상도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겨울철 꿀벌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꿀벌 월동 저장고'와 '물주머니 보온 기술'을 개발, 내년 실증에 돌입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겨울철 낮 기온이 12도 이상으로 며칠간 지속되면 여왕벌이 산란을 시작하고 일벌도 육아 활동에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일벌 수명이 기존 약 150일에서 40일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듭니다.
 
봄이 오기 전 벌무리가 붕괴되는 사례 발생도 이 때문입니다. 여기에 겨울철 높은 습도는 응애와 바이러스 확산을 촉진하는 등 폐사 위험을 더 키우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농진청 관계자는 "꿀벌 폐사는 응애, 바이러스, 기후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라며 "질병 대응과 함께 환경 스트레스를 줄이는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진청이 기술 개발에 초점을 둔 것도 환경 자체의 안정적 유지입니다. '꿀벌 월동 저장고'는 저온 환경에서도 습도를 70% 이하로 유지하고 온도와 공기질, 소음까지 통합 관리하는 시설입니다. 특히 저온에서도 제습이 가능하도록 공기 중 수분을 얼음 형태로 제거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소음의 민감성을 위해 저소음 BLDC 모터를 채택하고 꿀벌이 인식하지 못하는 붉은색 조명을 설치, 내부 관찰 때에도 꿀벌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농진청 관계자는 "냉동기가 돌아갈 때 냉동기 소음은 저장고 외부 위치에 있고 내부 방음처리에 많은 신경을 썼다"며 "기존 모터 소음이 70~80데시벨이라면 BLDC 모터는 45에서 50데시벨로 저주파 영향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지에서 벌을 키우는 농가를 위한 '물주머니 보온 기술'은 철가루(마그네타이트)를 섞은 물주머니를 벌통 외부에 부착하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은 물이 얼거나 녹을 때 발생하는 '잠열'을 이용해 외부 온도가 급격히 변해도 벌통 내부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하는 원리입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외부 기온이 15도 이상 널뛰는 환경에서도 물주머니를 설치한 벌통은 온도 변화 폭이 6도 이내로 줄었습니다. 벌통당 2000~3000원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가 가능해 현장 보급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기술은 단순히 꿀벌 개체 수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농가 수익과도 직결됩니다. 월동 중 에너지를 비축한 꿀벌은 봄철 채밀 활동에서 훨씬 높은 효율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농진청 측은 "꿀벌 집단 폐사는 양봉 농가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꿀벌의 꽃가루받이(수분) 활동에 의존하는 수많은 농가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며 "농가에서도 물주머니를 활용한 벌통의 벌무리가 세력 형성이 활발했다며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기술은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2027년까지 양봉 전문가들과 협력해 최적의 저장 조건을 검증할 예정입니다. 신기술 시범보급 사업은 오는 2028년 현장 적용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사업 참여와 관련해 "현장 실증 후 시범 보급이 끝난 다음 일반 공급을 하게 되는데, 올해는 현장 실증 단계"라며 "시범 보급 후 일반 농가에 보급할 때 특별히 참여 기준을 만든 건 없다.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본인이 원하면 예산에 맞춰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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