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김치본드 발행, '외환 안정'에 한 몫
2026-04-03 14:37:59 2026-04-03 14:37:59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카드사들의 김치본드(국내 발행의 외화표시 채권) 발행이 외환시장 안정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대안으로 찾은 김치본드가 국내 유휴 외화를 흡수하는 ‘내수형 외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전채 금리가 4%대로 올라서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전체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에 의존하고 있어 금리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에 조달원을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신디케이트론, 김치본드 등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 채권으로 연간 발행 규모만 약 10조원에 달하며 한때 시장에서 활황을 띄기도 했으나 2011년 외화 유출 우려로 당국이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투자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10여년간 중단돼 왔습니다.
 
그러나 원화 약세와 강달러 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화 수요를 흡수할 수단으로 급부상,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 지난해 6월 규제를 완화해 다시 물꼬가 트였습니다.
 
신호탄은 현대카드이 쏘아 올렸습니다. 현대카드는 올해 1·2월에 2000만달러, 8000만달러 규모 김치본드를 발행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원화 환전 목적 김치본드 발행이 허용된 뒤 국내 기업이 공모로 발행한 첫 사례로, 15년 만의 재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1억3000만달러 발행에 성공하며 국내 증권사 주관 기준 최대 규모 기록을 세웠습니다. 같은 달 우리카드는 5000만달러 공모 소셜 김치본드를 발행해 조달 자금을 영세·중소 가맹점 지원에 활용하는 등 목적성을 명확히 한 구조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러한 추세는 금융당국의 외환 정책 방향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당국은 고환율 및 강달러 기조 아래 급격한 외화 유출을 방지하고 국내 유동성을 관리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해외주식 마케팅 제한이나 달러보험 모니터링 강화 역시 자금의 해외 유출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 과정에서 김치본드는 국내에 축적된 외화를 금융권으로 유입시키는 '내수형 외화 조달 창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도 카드사들의 김치본드 발행 확대가 조달 구조 개선을 넘어 외환 수급 안정에도 일정 부문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애당초 규제 완화는 해외에서 직접 조달한 외화를 가지고 국내 들여오거나 하면서 외화 유동성과 환율 안정에 도움되기 때문에 허용한 것이며, 그런 차원에서 민간 발행이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외화 자금이 해외로 나가려고 하는 일방적인 쏠림 때문에 환율이 크게 올라간 상황에서 (김치본드로) 외화를 다시 국내로 들여와 환전하기 때문에 외화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기여하는 부분들이 있어 긍정적이라고 보여진다"고 부연했습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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