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 실패해도 탕감?…‘코로나 먹튀’ 잊었나
개발 부담 대신 지는 제도 악용 사례 되풀이 막아야
2026-06-18 16:31:44 2026-06-18 16:48:32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보건복지부가 성공불융자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 기대와 함께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신약 개발 부담을 정부가 대신 진다는 점을 악용한 이른바 ‘먹튀’ 사례도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불융자 제도는 정부가 기업에 융자 방식으로 연구개발비를 지원, 개발에 성공하면 상환하게 하고, 실패 시에도 상환을 면제하거나 일부만 갚도록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간 원전 개발 등에도 적용되던 이 제도를 제약바이오 분야까지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성공불융자 제도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성공불융자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로부터 개발 지원금을 받은 대다수 기업이 개발 포기를 하는 등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GC녹십자 공장의 모습. (사진=김양균 기자)
 
임상 3상 등 신약 후기 개발 단계는 높은 비용이 들지만 성공 가능성은 작아 추진을 위해 기업은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개발해도 인허가나 마케팅, 유통 등에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최종 단계까지 완수하지 못하고 임상 2상 이후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을 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성공불융자 제도 등을 도입해 산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성공불융자 제도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한 관리와 안전장치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복지부·질병관리청·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참여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는 총 21개 제약바이오 기업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1552억원 △백신 임상 2575억원 △치료제·백신 개발 3210억원 △인프라 구축 1063억원 등을 지원했습니다. 지원을 받은 기업 중에는 GC녹십자 등 전통 제약사를 포함해 바이오 기업들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뚜껑을 열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를 제외하면 상용화된 제품은 전무했습니다. GC녹십자는 2020~2024년 기간 400억원이 넘는 정부보조금을 지원받았고, 2020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신규지원 대상과제로 선정돼 58억원을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 허가 불발 이후 회사는 개발 중단을 공식화했습니다. 신풍제약의 경우, 피라맥스가 임상 3상 결과에서 유효성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결과 공개를 지연 발표해 투자자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일었습니다. 나머지 기업들도 사업성이나 유효성 등을 들어 개발을 자진 포기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성공불융자 제도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 힘으로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하고자 정부는 계속 지원을 늘려왔고, 숙원이었던 임상 3상 지원도 가능해졌다”면서도 “성공불융자 제도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숙원이었지만 산업의 낮은 신뢰도로 인해 ‘먹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도 성공 관건은 개발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지원하는 것으로 대기업에 쏠릴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 제약 기업을 글로벌 탑티어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