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내 군사분계선 인근 지역에서 철책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북한군이 최근 군사분계선(MDL) 100m 안쪽까지 철책을 설치하고 지뢰 매립을 위한 불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에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는 북한군의 철책 설치 등의 방어 조치가 자동적으로 정전협정 위반을 의미하지는 않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날 <중앙일보>는 군 소식통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을 인용해 북한군이 MDL 인근 100m 구간까지 철책을 설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 철책과 MDL과의 이격 거리가 100m 이내인 구간은 서부·중부·동부 전 전선에 걸쳐 곳곳에 있으며 이 철책 앞쪽으로 탈북 방지 등을 위한 지뢰 지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전 단계인 불모지 작업도 진행되고 있고 철책 뒤로는 전술 도로도 조성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의 철책 설치 등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부국경 요새화'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MDL 일대 작업 동향에 대해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안정적으로 군사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합참은 "북한군의 MDL일대 장애물 설치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우리 군은 유엔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엔사도 이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입장을 내놨습니다. 유엔사는 "(북한군의 철책) 건설, 요새화 및 기타 방어적 조치가 자동으로 정전협정 위반을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사는 "1953년 정전협정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내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있다"며 "DMZ 내 활동은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구체적인 사실 관계와 상황, 그리고 정전협정 및 후속 합의의 해당 조항을 바탕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유엔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정전협정 관련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있다"며 향후 북한군의 DMZ 내 활동과 의도 등에 대한 조사 가능성은 열어놨습니다. 유엔사가 조사를 하겠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전협정 1조 1항의 '한 개의 비무장지대를 설정해 이를 완충지대로 함으로써 적대행위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의 발생을 방지한다'는 규정을 소개하며 "국방부는 이 정전협정상의 조항을 근거로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앞으로 유엔사와 긴밀하게 소통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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