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합병 딜레마…2만원대 주가에 갇힌 ‘3만원대 매수청구권’
매수청구권 밑도는 주가, 300억 한도 초과 시 합병 무산 가능성
자산가치 808원→합병가 1만4500원 ‘수익가치 영끌’
고평가 부담에 휴온스 주가는 하방…미래가치 두고 저울질
2026-06-29 15:09:40 2026-06-29 15:27:0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비상장 자회사의 사실상 우회상장 이슈(중복상장)가 뜨거운 휴온스 합병 건은 매수청구권 폭탄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부각됩니다. 휴온스의 현 주가 수준이 회사가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한참 밑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휴온스랩 합병에 반발한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알짜 자회사를 뺏긴다는 반응이지만, 정작 휴온스는 고평가된 비상장사 합병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가 부진합니다. 이번 합병에 대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모습입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합병 존속법인 휴온스 주가는 이날 장중 2%대 상승률로 2만5000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 3만2886원에 한참 못 미칩니다. 합병 발표 전후 3만원대 중후반을 기록했던 주가는 최근 상승분을 반납하고 3개월 전 가격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이번 합병 논란의 본질은 소멸 법인인 비상장사 휴온스랩의 가치 산정 과정에 있습니다. 휴온스랩은 누적 적자로 인해 완전자본잠식(-18억원) 상태이며, 2025년 기준 매출은 8300만원에 불과합니다. 장부상 자산가치로만 보면 주당 808원입니다.
 
그러나 외부평가기관은 회사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향후 16개년(2026~2041년) 미래 수익을 반영해 수익가치를 주당 2만3628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대 1.5로 가중산술평균해 최종 합병가액을 1만4500원으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산정된 휴온스랩의 기업가치는 1290억원에 달합니다.
 
 
 
일부 시장에서 휴온스랩 가치가 고평가됐다고 보는 시각의 배경은 지분 구조와 닿아 있습니다. 휴온스랩에는 최대주주 휴온스글로벌 외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0~4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치 산정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휴온스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합병 반대 기간 주가가 내려갈수록 행사 유인은 상승합니다. 휴온스 측이 제시한 매수청구 대금 한도는 300억원입니다. 이를 초과하면 합병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합병에 거세게 반발하는 쪽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의 일반주주들입니다. 휴온스랩은 비록 자본잠식 상태지만 바이오업계의 메가 트렌드인 피하주사(SC) 제형 변경의 핵심인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이런 기술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지주사 주가를 지지해 왔지만, 해당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 자회사와 합병하면 지주사 가치가 할인되는 중복상장 이슈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합병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가진 휴온스 일반주주들은 묘한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비상장사 가치가 고평가돼 합병에 따른 주식 희석을 걱정하면서도, 미래 성장 잠재력이 주가에 선반영될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습니다.
 
휴온스 측은 이번 합병 목적을 “미래 성장 동력을 견인할 신약 파이프라인의 부족과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하방 압력 심화라는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고, 바이오의약품 밸류체인 구축 및 R&D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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