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경제" 대 "국가 정책"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놓고 여야 '난타전'
국힘 "정부, 기업 투자 개입…공정성 해쳐"
민주 "야, 지역균형발전 정책 정쟁에 이용"
2026-06-29 17:40:25 2026-06-29 17:48:03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발표에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기업 투자 결정에 개입한 '관치 경제'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국가 균형발전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전략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밥그릇 싸움' 나선 국힘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서남권) 반도체 투자에 대해 '강요가 아닌 행정지도'라고 설명한 것을 두고 "논란의 본질을 흐리는 말장난임과 동시에, 공장의 입지가 정부 간섭과 개입으로 결정된 것을 자인한 관치 개입 자백 발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기업의 자율적 판단보다 정부의 관치 개입에 따른 억지 결정임을 가리키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국민의힘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관치 개입'이라며 비판하는 이유는 시장 논리보다 정치적 목적이 우선시되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지난 윤석열정부 시절인 2023년 경기 용인·평택과 경북 구미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사례와 이번 투자 유치 과정을 비교해 절차적 정당성을 쟁점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 특히 기존에 반도체 인프라 강화를 추진해 오던 경기 남부권과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객관적 평가 절차 없이 정치적 논리로 대기업 투자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부당성 제기와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특정 지역을 미리 정해놓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는) 정치적 압박이나 외압은 없었는지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지역구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두고 있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역시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유 의원은 "'호남에 가냐 아니냐'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대한민국 경제 핵심 동력인 반도체를 이렇게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밀실서 정리하는 게 놀랍다"며 "민주당 전당대회 때문에 국가 산업전략 핵심 축인 반도체 이용한다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발표에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춤추며 환영'에도…철저한 검증 당부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 전략산업의 비전을 정치 논리로 왜곡하는 국민의힘의 망상 증세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관치 개입이 아니라 △호남의 반도체 클러스터 △충청의 데이터센터 △영남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육성 등 지역별 강점을 결합한 성장 전략일 뿐이라는 설명입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입지 적합성' 논란을 반박했습니다. 박 의원은 "영산강 물 부족하다는데, 가서 보셔라. 물만 철철 흐르지 말랐나"라며 "호남으로 가면 삼성전자가 삼성후자가 되나. SK하이닉스가 SK로우닉스 되나. 아무리 기업들이 팔을 비튼다고 해서 가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압박에 의해 기업 투자가 결정됐다는 야권 주장에 선을 그은 것입니다.
 
야권에서도 일부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다만 철저한 검증을 통해 실행 가능한 정책을 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대대적인 환영이다. '춤을 추겠다, 플래카드를 걸겠다' 할 정도"라면서도 "문제는 실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이 전 위원장은 "오히려 타지역이 박탈감을 느끼고 반발하면 사업이 오래 못 갈 수 있다"며 "용인·평택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호남이 성공하기 위해선 철저한 검증이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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