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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2008-06-12 12:38:0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 물가상승이 임금 동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는가?
 
▲  임금 동향이 물가 상승에 아직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전반적인 경기가 미래의 임금 결정에 줄 것인데 수출 쪽에 크게 의존하는 일부 기업들의 수지상황은 괜찮다. 하지만 기업의 수입사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 현재 우리 경제가 스테그플레이션에 돌입했다고 생각하는가?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현재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오래 지속되는 것이 스테그 플레이션이다. 지금 상황이 안좋기는 하지만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다.
 
- 물가가 오르는데 고액권 화폐를 발행 할 것인가?
 
새 고액권 화폐 발행 계획은 변화없다.
 
- 경제 지표가 외환위기만큼 심각하다는 말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외환위기 와는 다른 점이 많다. 그 당시 우리 경제 운용 주체인 대기업과 금융쪽에 상당한 문제가 누적돼 있었다. 지금과 물가 등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많다. 너무 그런 쪽으로 큰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
당시에는 대기업 부채비율이 300%까지 가고 실질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던 기업도 많았고 은행 유사 금융기관들이 외국에서 돈을 빌려 동남아에 투자하고 경상수지가 2~3년 동안 갑자기 커져 우리 경제 상황에서 무시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갔었다. 외채문제도 이야기 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은 경제 구조에 대한 지표는 그 당시에 비해 지금이 훨씬 튼튼하다. 비슷한 부분은 경상수지 적자 등 몇가지 있지만 다른 숫자가 훨씬 많다.
 
세계 경제 상황이 수축기에 있을 때 우리의 대응이 차이가 있다. 세계 경제가 확장기를 지나 정리하는 기간에 들어간 것은 비슷하다.
 
고성장 하던 나라에서 물가가 많이 올라가고 경상수지가 나빠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일 수 있는데, 우리 경상수지가 적자로 가더라도 10년 가까이 흑자를 내왔고 우리 경게 규모에 비해서 큰 문제는 아니다.
 
몇년씩 지속되고 누적된다면 큰 문제지만 원유 가격 급등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경제 체질 개선 등으로 극복해 가는게 필요하다.
 
- 금리 인상은 생각하고 있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경기 성장률이 낮아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고 언제 반등할 지도 확실하지 않을 것을 염두해야 한다. 물가 상승 요인이 반년동안 누적됐기 때문에 한 동안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흡수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다. 매달 상황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는 위아래로 열려있다. 그때 상황을 보면서 결정해야 한다.
 
-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은 건 사실이다우리가 앞으로 정책 당국이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 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일반 국민들이 볼 때 어떤 방향으로 해석할 지도 염두에 두고 정책을 경정해야 한다.
 
- 원자재 상승 영향을 받지 않는 상품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입물가 영향을 안 받는 품목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이 석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크게, 직접적으로 받느냐는 차이만 있다. 가격 동향을 보면 직접적으로 원가 상승보다 큰 품목이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강조하는 것은 가격 조정이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일어난다. 가격 조정 기간은 품목에 따라 매달, 매년 다르다. 다른 품목들 가격이 오르면 그 시기에 편승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물가 상승은 원가 상승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그 동안 가격 상승을 미뤄왔던 상품들이 같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의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실질금리가 아직 마이너스라고 볼수 없다. 실질 금리가 물가 상승 기대감때문에 내려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질 금리 하락이 있을 때 유동성 자산을 어떻게 투자하는가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실질 금리만을 보고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떤 자산을 선택하느냐의 다른 요소도 많기 때문에 실질금리만을 보고 말할 수 없다. 실질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금융시장에 큰 문제를 일으키는 징후는 아직 없다.
 
- 유동성 줄이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 있는가?
 
기준금리 변경했을 때 여러가지 영향을 받아 금리가 변한다. 유동성 증가 속도가 줄지는 않았고 어떤 면에서는 더 빨라졌다. 기준금리를 바꿀 때 유동성 지표에 압도적인 비중을 두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경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유동성 측면에서 유동성 증가율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동성 증가가 현재 우리 경제에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기준 금리는 모든 부분을 다 보고 결정한 것이다. 유동성 증가는 기준 금리 외에 다른 영향도 많이 받게 때문에 기다릴 필요가 있다. 증가 속도가 원하는 것보다 빠르지만 다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두어달 동안 국채 시장의 투자자들의 예상이 상당히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4월까지는 정책 당국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겠냐,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는 연말쯤에 낮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로 그 동안 채권 금리가 많이 내려갔던 측면이 있다. 기준금리가 5월에 내리지 않자 거기에 대한 반작용, 원자재 가격의 급등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너무 낮은 금리를 기대했다가 그 기대가 수정되는 상황이고 물가가 빨리 올라가는 것을 반영하면서, 한 때 4%대까지 내려갔던 금리는 수급 상황에 따른 것이었다. 지금은 경제의 흐름에 따라 금리가 변한게 아니라 시장의 수급이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것도 기준금리 결정에 반영된다.
 
시장이 기준 금리 인하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시장금리 움직임에 따라 참고한다. 단지 그것이 정말 경제의 큰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지 시장의 단기적인 수급에 영향을 받는 것인지 가려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 시장 신호는 수급이 더 큰 문제다.
 
- 물가 상방리스크가 더 크다는 말은 어떤 뜻인가?
 
경제성장은 둔화를 이미 예상했었다. 하지만 물가는 계속 더 높은 쪽으로 가고 있다. 그 동안 경과를 봐서는 원유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거나 환율이 안정 될 것으로 자신하기는 불확실성이 크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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