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통적인 세단 의존증을 탈피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고부가가치 라인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일본 토요타, 독일 폭스바겐과 함께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빅3’ 완성차 제조사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54.5%, 기아는 72.2%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16년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현대차는 24.8%포인트, 기아는 30.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SUV는 세단보다 평균 판매가격이 높고 선택 옵션이 다양해 수익성 면에서 유리한 차종으로 꼽힙니다.
SUV 비중이 높아지는 사이 외형도 커졌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727만여대를 팔아 2022년 이후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 체제를 이어갔습니다. 양사 합산 연매출은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고, 연간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처음 앞질러 영업이익 2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2분기에는 합산 매출 82조252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현대차는 불과 몇 해 전까지 아반떼와 쏘나타를 앞세운 세단 중심 회사였습니다. 2018년 연간 판매는 국내 공장 기준 세단이 76만6872대로 SUV(69만4181대)보다 많았지만, 같은해 4분기에는 SUV가 분기 기준으로 처음 세단을 앞질렀습니다.
라인업도 촘촘해졌습니다. 소형 코나, 준중형 투싼, 중형 싼타페에 2018년 말 대형 팰리세이드가 더해졌고,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글로벌 21만1215대가 팔려 연간 최다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기아는 SUV 비중이 더 높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RV(레저용)는 36만5105대로 승용(13만9394대)의 2.6배 수준이었고, 글로벌 판매 상위 세 차종인 스포티지(56만9688대), 셀토스(29만9766대), 쏘렌토(26만4673대)는 모두 SUV였습니다. 기아는 지난해 313만5803대를 팔아 창사 이래 최대 연간 실적을 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정의선 회장 체제 6년과 맞물려 있습니다.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선 정 회장은 이듬해 3월 현대차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0년 10월 그룹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이달로 취임 6주년입니다.
정 회장 체제 전후인 2017~2019년과 2023~2025년의 3개년 평균을 비교하면 현대차는 판매가 줄었는데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연간 판매량은 평균 약 451만대에서 약 417만대로 7.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연매출은 평균 약 99조6000억원에서 약 174조7000억원으로 75.3%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55%에서 7.79%로 높아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세단과 중저가 차량 위주였던 제품 구성을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 차종 중심으로 바꾸고, 전기차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자 하이브리드 판매를 확대한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합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그룹은 비우호적 대외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판매 3위 안착,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 확보, 브랜드 위상 제고 등의 성과를 달성하며 양적·질적 측면 모두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5년간 국내에 총 125조 2000억원을 투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획을 발표했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사업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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