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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사장 공모..문제점 속출
2008-06-20 16:25:08 2011-06-15 18:56:52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의 일괄 퇴진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공모가 진행되고 있지만 재공모 사태가 속출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사장을 비롯해 석유공사 사장과 감사의 재공모가 확정됐고 가스공사와 수출보험공사 사장도 재공모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지경부 산하 5대 공기업 중 4곳이 파행을 보였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19일 인사소위원회를 열어 16개 공공기관의 사장과 감사 후보에 대한 심사결과 한국전력 사장과 석유공사 감사를 재공모하기로 의결했다.

공공기관운영위는 한전이 국내 최대 공기업이고 공모활성화 대상 기관이지만 내부 출신들만 추천된 점을 지적했고, 석유공사 감사 후보는 응모자가 4명에 그쳐 2배수만 추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운영위원들이 한전은 공모활성화 대상 기관으로 적극적으로 서치펌 등을 통해 발굴해 공개모집과 병행해 다양한 후보를 추천해야 했는데 5명이 모두 한전 관련자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한전 임원추천위원회가 공공기관운영위에 추천한 최종 후보 5명은 이원걸 직전 사장과 곽진업 전 한전 감사, 박희갑 전 남동발전 사장, 윤맹현 한국원자력연료 사장, 정태호 동서발전 사장 등으로 모두 한전 출신이다.

특히 한전은 후보 5명 중에서 이원걸 전 사장 등 4명은 사표를 제출해 면직됐거나 면직이 결정된 상태라는 점도 재공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공공기관운영위원들은 쇄신 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했고 면직됐거나 면직이 결정된 상태에서 또 응모를 하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들의 임원추천위원회는 주로 비상임이사로, 사장 지원자가 현직에 있었다면 이들과 가까울텐데 공모시 추천될 확률이 높지 않겠느냐"면서 "따라서 우수한 인재들이 나섰다가 망신만 당할 수 있다는 정서에 따라 공모에 응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운영법상 경영평가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되지만 직전 사장이 재공모하면 새로운 임기로 임명되기 때문에 연임제와 어긋난다는 측면도 고려됐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운영위는 19일 가스공사 사장 후보에 대한 3배수 압축 과정에서 이수호 직전 사장을 탈락시켰다.

또 공공기관운영위가 가스공사 사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지만 제청기관인 지경부는 재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수출보험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면접심사를 통과한 사장 후보 3명을 인사권자인 지경부 장관에 추천하면서 '적임자가 없을 경우 재공모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함에 따라 지경부는 다음주에 가스공사와 함께 재공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17일에는 석유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장 후보 6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실시한 결과 적임자가 없어 재공모하기로 결정했으며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코트라도 사장 후보에 대한 재공모가 진행중이다.

광업진흥공사는 임추위 구성에 참여한 인사가 사장 공모에 응할 수 없지만 모 본부장급 인사는 공모에 참여했다가 1차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 공모로 대규모 인력시장이 섰지만 인재풀 부족으로 재공모 사태가 속출하면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자 공모제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인재 풀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가 진행되자 함량 미달의 인사도 대거 몰리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앞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장이 일괄 사퇴한다면 5년 주기로 경영 공백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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