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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전무 "A380, 만석해야 손익분기점"
단거리노선 적자 때문 항공운임 인상 우려도
대한항공 "수익성 때문에 운항하는 것 아니다"
2011-06-17 11:40:45 2011-06-17 18:07:20
[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17일 인천-나리타 노선에 KE380 항공기가 정식 취항했다. 그러나 항공사 입장에서는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항공(003490)은 세계 항공사 중 여섯번째로 도입한 A380(KE380)의 시범코스 운항행사를 지난 16일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언론을 초청해 두차례 가졌다.
 
인천공항을 날아올라 독도 상공을 저공비행으로 돌아본 뒤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1시간42분간의 시범코스를 운항했다.
 
◇ 단거리노선 적자 불가피 "만석해야 수지 맞아"
 
이번 시범운항에서 대한항공 KE380은 최대 853석까지 좌석을 설치 할 수 있음에도 407석의 좌석만 설치·운영해 기존 항공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넓은 실내공간과 최신의 시설을 자랑했다.
 
대한항공의 KE380이 운용하는 407석은 싱가포르 항공의 471석, 콴타스항공 450석, 에미레이트항공 489석, 에어프랑스 538석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이어서 그 만큼 실내공간은 더 여유롭다.
 
이 때문인지 17일 오전 9시10분 인천-나리타 구간에 정식 취항한 KE380의 예약율은 92%였고, 탑승률도 86%를 기록해 그동안 언론을 통해 홍보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KE380은 적은 좌석수 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데 경영진의 고민이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아들이자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인 조원태 전무는 뉴스토마토 기자에게 "타항공사들은 BEP(손익분기점)를 맞추려면 70%만 (좌석을) 팔면 되지만 저희는 (좌석을 줄였기 때문에) 407 좌석을 모두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고 털어놨다.
 
대한항공의 KE380 운영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면서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는 사실을 어렵사리 고백한 것.
 
A380 항공기는 허브공항과 허브공항을 잇는 장거리 노선용으로 계획돼 한일간 단거리 노선의 경우 만석을 판매해야 겨우 손해를 면할 수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시범운항에서 "더 많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비행기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A380을 들여온 이유를 설명했다.
 
조 회장의 설명대로 인천-나리타간 운항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비행은 아닌 셈이다.
 
◇ 대한항공 "수익위한 운항 아니다" vs. "결국 요금 올릴 것" 우려도
 
현재 판매중인 인천-나리타 구간의 이코노미 요금은 38만~56만원, 비즈니스 요금은 88만6700~108만3800원, 퍼스트클래스는 130만7900~148만6300원이다.
 
만석일 경우 301석인 이코노미좌석을 평균 47만원에 판매할 경우 1억4147만원, 94석인 비즈니스좌석을 평균 98만원에 판매하면 9212만원,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평균 139만원에 판매하면 1668만원으로 총 2억5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업계에서는 KE380이 BEP를 맞추려면 한번 운항할 때마다 2억5000만원의 매출은 올려야 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인천-나리타 노선 첫 취항에서는 86%의 높은 탑승률을 기록했지만 수익면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A380의 첫 설계대로 853석을 모두 운용하고, 모두 이코노미로 운항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4억원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불가능한 설정이다.
 
실제로 A380을 운항중인 콴타스 항공이나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 항공 등에 비해서도 70% 수준의 좌석을 운용하는 대한항공이 기존 항공기와 동일한 가격대로 넓고 안락한 KE380으로서 높은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업계는 항공운임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당분간은 어쩔 수 없겠지만 결국 운임을 올려 수지를 맞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사의 항공기 투입은 반드시 수익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많은 것을 고려해 이뤄진다"며 "초기 단거리 운항에서는 다소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곧 인천-뉴욕 노선 등 장거리 운항을 시작하면 수익성은 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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