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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IT코리아)①MB정부 IT홀대로 인력·기술력 '시들'
2011-09-07 15:51:37 2011-09-08 08:40:02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스마트폰의 출현은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영역별 경계선을 무너뜨렸다. 휴대폰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노키아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등 글로벌 IT전쟁은 더욱 빠르고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급변하는 상황속에 그동안 IT강국임을 자부해 왔던 우리나라의 IT산업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MB정부 이후 IT산업을 홀대하면서 'IT강국 코리아'는 점점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IT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는 현재 한국 IT산업의 현실과 문제점들을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①
 
◇ 국내 IT 인력 줄고 해외인력 의존도 심화
 
최근 정부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IT소프트파워 인력은 공급규모가 줄고 질적수준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산업이 기술력과 도전의식으로 무장한 '맨파워'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분야의 전문인력의 감소는 국내 IT산업의 허약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뿐 아니라 어두운 미래를 예고하는 전조라고 볼 수 있다.  
 
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서울대학교와 KAIST의 경우 현재 소프트웨어 전공자의 경우 10년전에 비해 50% 이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기초과학 이수비율은 약 68%로 해외 대학(80%)보다 낮다. 졸업학점은 130점으로 인도·홍콩(180)보다 낮지만 대학졸업은 미국(50~80%)보다 더 쉬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은 SW학과 지원자 수준 저하를 야기하고 해외인력에 의존하는 현상을 심화시켰다.  이 때문에 인력공급 기반이 다시 약화되는 악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에서도 국내 인력보다는 해외인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약 3300명, LG전자는 약 600여명의 SW전문인력을 해외를 통해 활용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임베디드SW의 경우 인재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한 국내 교수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며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교수는 50여명에 불과하고 설계인력도 해마다 2000여명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오는 2015년까지 연 4000여명을 고용할 계획이지만 공급능력은 2000여명에 불과하며 석박사급 인재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다.
  
◇ 밀어주는 정부없어, 도전의식도 약해졌다
 
글로벌 기업들로 인해 한국 시장은 IT서비스와 보안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국기업에게 장악된 상태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세계시장에서 3% 비중을 차지하며 글로벌 기업의 높은 벽에 막혀 대부분의 시장을 선점당한 상태다.
 
지경부에 따르면 프로세서와 모뎀칩 등 핵심칩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며 특히 스마트폰을 비롯한 융복합 제품의 핵심 칩셋에 대한 기술경쟁력은 매우 취약한 상태다.
 
IT산업의 글로벌화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업계 도전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지도의 경우 한국어로 국내 지역 지도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구글의 세계 전지역 지도 서비스와 달리 해외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보다 앞서 SNS 서비스를 시작했던 싸이월드의 경우 아시아와 유럽지역에 진출했지만 현재 중국과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수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연합은 IT소프트파워관련 산업을 국가주도로 육성하지만 한국은 내수 위주로 정책을 추진했고 실효성있는 글로벌화 정책수단이 없었다"고 말했다.
 
◇ 국산은 안좋다?..취약한 산업생태계
 
국내 수요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우 글로벌 기업제품을 선호하고 국산제품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도 삼성반도체가 개발한 프로세서(AP)를 애플이 아이폰에 사용한 이후에야 갤럭시S에 장착했다.
 
현재 국내 공공기관의 국산 네트워크 장비 사용 비율은 약 6.5% 수준에 불과하다.
 
휴대폰에 사용되는 임베디드SW도 인도 등 해외 SW개발사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아 국산화율은 15%로 낮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 IT와 SW 기업간 협력관계가 미흡하다"며 "국산제품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수요처와 공급처간 소통이 활성화돼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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