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최태원 SK 회장 "윤활유, 글로벌 일류 상품 키운다"
인도네시아 합작공장 성사..최 회장 직접 진두지휘
스페인 렙솔사와 합작공장 합의..유럽시장 공략 마련
2011-11-07 17:26:47 2011-11-07 17:38:29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윤활기유 사업의 글로벌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완공으로, 윤활유 사업을 글로벌 성장사업으로 확장시킨 최태원 회장이 최근 윤활유의 글로벌 영토를 유럽으로 넓혀놓은 것이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과 유정준 SK G&G추진단 사장, 최관호 SK루브리컨츠 사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렙솔 본사에서 안토니오 브루파우 니우보 회장을 만나 스페인 남동부해안 카르타헤나에 그룹Ⅲ 윤활기유 합작공장을 준공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 최태원 SK 회장(오른쪽)이 지난 4월 윤활기유 첫 해외 합작공장인 인도네시아 파트라SK를 방문,
 
최 회장이 지난달 말 그룹 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CEO세미나에서 다양한 협력방식의 글로벌 성장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한 이후, 첫 글로벌 성과가 윤활유 사업에서 나왔을 만큼 윤활기유 사업에 강한 의지가 보이고 있다.
 
오는 2014년 완공 예정인 SK루브리컨츠 스페인 합작공장은 하루 1만2000배럴의 생산규모를 갖추고, 유럽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SK는 전세계 그룹III 윤활기유 수요의 40%가 유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SK루브리컨츠의 스페인 합작공장은 SK의 시장 점유율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도약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렙솔 협력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이번 합작공장은 글로벌 에너지 회사인 렙솔이 윤활기유 원재료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SK는 기술과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링의 대표적 사례다.
 
렙솔이 스페인 역사상 최대 금액인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고도화 정유공장을 완공했고, SK루브리컨츠는 이 정유공장에 렙솔과 합작을 통해 그룹III 윤활기유 공장을 건설하게 됐다.
 
최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렙솔측과 다양한 협력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윤활기유 사업뿐 만 아니라 석유개발, LNG 등 타 사업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날 브루파우 리우버 회장을 만나 "SK는 남미 페루에서 LNG액화공장을 운영하고 생산광구에 참여하는 등 자원개발에 경험과 노하우가 있고, 렙솔 역시 남미에서 자원개발에 역점을 두는 만큼 자원개발과 석유화학, LNG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브루파우 리우버 회장은 윤활기유 합작공장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SK측은 밝혔다.
 
◇ 최 회장, 직접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성사시켜
 
SK는 지난 1995년과 2004년 독자 개발한 제조공정으로 울산에 그룹Ⅲ 윤활기유 제1·2공장을 짓고 사업에 박차를 가했지만, 국내에 윤활기유 원재료가 부족해 사업이 정체위기에 처하자, 파트너를 찾아 해외에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 최태원 SK 회장(오른쪽 네번째)과 유정준 SK(주) G&G 추진단 사장(오른쪽 세번째)이 박병용 파트라SK 지사장(오른쪽 두번째)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둘러 보고 있다.
 
최 회장은 2005년 11월 부산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인도네시아 유도유노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갖고 윤활기유 공장 건설을 제안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정·재계 인사를 수시로 만나며 윤활기유 공장을 진두 지휘해 2008년 드디어 인도네시아에 윤활기유 공장을 완공했다.
 
◇ 윤활기유 사업, 10년 만 6배 가까운 성장
 
SK의 윤활유 사업은 지난 2001년 34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내 윤활유업계 최초로 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03년 3966억원, 2005년 6769억원 등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이 완공된 2008년 이후,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하게 된다. 2007년 1조1337억원이던 매출이 2008년 1조8798억원을 거쳐 지난해에는 2조34억원을 기록했다. 10년전인 2001년 3418억원의 매출이 10년만에 6배 가까운 급성장을 보이며 최태원 회장이 주도한 윤활기유의 글로벌화가 적중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9년 10월 SK에너지에서 윤활유 사업을 전담하는 SK루브리컨츠를 분사하는 결단을 내렸다.
 
SK루브리컨츠는 분사 이후 의사결정이 신속해지며 빠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에 렙솔과 맺은 의향서(LOI) 외에도 SK루브리컨츠가 지난 8월 JX에너지와 내년에 울산에 윤활유 원료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 신속한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SK루브리컨츠는 분사 이후 매 분기마다 경영성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2분기 때 기유사업 호조와 자동차 시장의 호황속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10%, 49% 증가한 6729억원, 1305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만우 SK그룹 PR팀 전무는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CEO의 이번 스페인과 아제르바이잔 출장은 지난달 말 열린 CEO세미나에서 경영진이 논의한 글로벌 성장을 직접 실행에 옮기기 위한 경영활동"이라며 "SK그룹은 최 회장이 제시한 패키지딜과 파트너링 등 다양한 협력모델로 글로벌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