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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美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발표 '긍정적'"
김형기 부사장 단독인터뷰
2012-02-21 09:00:00 2012-03-04 11:52:35
[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지금까지 불투명했던 미국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은 호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발표된 내용 역시 유럽 EMA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유럽보다 더 호의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초안에 대한 셀트리온(068270)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은 지난주 <뉴스토마토>와 한 인터뷰에서 "이번에 발표된 미국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초안은 60일의 의견수렴 기간이 끝나면 바로 확정되는 것"이라며 "유럽 임상을 완료한 우리에게 있어 미국의 가이드라인이 유럽과 비슷하다는 것은 환영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미국 FDA가 발표한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중에서 김 부사장이 크게 의미를 둔 것은 세 가지.
 
먼저 '적응증의 외삽(extrapolation)'이 명시됐다는 점이다. 이는 유럽의 가이드라인과 같이, 오리지널 제품을 대조군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바이오시밀러가 한 가지 적응증에 대해서만 안전성과 순도성, 효능성 등에 차이가 없음을 검증하면 제품 허가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 오리지널 제품이 가진 모든 적응증을 허가 받지 못할 경우에도 허용되는 적응증만으로도 제품 허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대체처방(interchangeability)'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유럽의 경우는 각 국가별로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했지만, 미국은 전 지역에 걸쳐 오리지널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마지막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미국 외 국가에서 허가된 비임상 및 임상 비교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명시됐다는 점이다.
 
김 부사장은 "이미 유럽의 기준으로 임상을 완료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추가 임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자료만으로도 미국 내 제품 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 속에서도 해외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간과할 수 없다는 업계 지적에 대해 김 부사장은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우위에 있는 것은 셀트리온"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유럽의 경우 셀트리온이 제일 먼저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로 임상을 완료했고, 다음으로 이스라엘의 테바(Teva)가 리툭산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다음으로 셀트리온이 레미케이드를, 산도스(Sandoz)가 리툭산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임상 완료한 바 있다.
 
즉, 허셉틴과 레미케이드에 대한 임상을 진행한 곳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셀트리온이 국내 바이오 산업의 '앵커(Anchor)'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트랙레코드(track record)가 없는 기업이었습니다.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남들이 보지 않던 시장을 개척하고 국내 최초로 CMO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설비를 짓고 글로벌 제약사인 BMS의 제품을 만들어주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후 2003년부터 진행해온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연구를 2007년 처음 외부에 공개했고, 이후 2009년 바이오시밀러가 국가적 정책이 됐습니다. 삼성과 한화 등 대기업이 참여하며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세간에서는 질투인지 걱정일지 모르겠는데 의심의 눈초리가 더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우리는 글로벌 시장을 처음부터 생각했던 기업입니다."
 
김 부사장은 "빠르면 올 상반기 허셉틴과 레미케이드에 대한 바이오시밀러가 제품 허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격 정책은 오리지널보다 환자들이 혜택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셉틴의 경우,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경우 유방암 환자가 연간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않고 치러야 하는 비용은 약 4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가 나오게 된다면 오리지널과 같은 효능을 보이면서도 약값은 훨씬 저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의료보험 재정 건전성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환자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차지하며 그 규모는 약 45조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오바마정부는 건보재정안을 통과시키며 바이오시밀러로 향후 10년간 250억달러의 보험재정 절감 효과를 보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다국적 제약사인 호스피라와 함께 미국과 유럽 시장에 판매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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