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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예상보다 빠를 수도"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보고서
2012-02-21 10:45:33 2012-02-21 11:16:15
[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초안 발표가 국내 기업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의 부설연구소인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20일 발표한 '미국 식약청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초안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입이 예상보다 더 수월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미국 FDA의 가이드라인 초안 발표가 "미국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즉, 바이오시밀러 입법과정에서 오리지널 제품을 보유한 미국의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란 용어 자체를 부정할 정도로 크게 저항했지만, 바이오시밀러 시장 형성으로 향후 10년간 약 250억달러의 약제비를 절약하는 것에 더 비중을 두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대조약의 허용 범위 美 이외 제품도 가능
 
특히 보고서는 미 FDA가 대조약(바이오시밀러의 오리지널 제품)의 범위를 미국 외의 지역에서 발매되는 대조약을 사용한 실험결과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는 유럽이나 기타지역에서 이미 수행한 실험결과를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대조약을 활용해 추가 실험없이 FDA에 제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협회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자에게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여주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 FDA 가이드라인의 '적응증 외삽'도 주목했다.
 
그 동안 오리지널 제품이 복수의 적응증을 가진 경우, 회사는 각 적응증별로 허가를 받기 위해 개별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회사들은 바이오시밀러도 그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협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미 FDA가 한가지 적응증에 대한 임상시험으로 다른 적응증들에 대한 임상시험 없이 복수의 적응증에 대한 판매허가를 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오리지널의 특혜 '제법특허' 극복 가능해"
 
이외에도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의 난항이 예상됐던 제품의 제법 특허에 관련된 내용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항체의약품의 대부분에는 항체의 안정성과 활성유지 등의 목적으로 첨가물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를 부형제(excipient)라고 통칭한다. 부형제는 그 적절한 조합을 찾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제법특허'라는 이름으로 보호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그 동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있어 오리지날 항체 의약품의 물질특허 만료시점을 중점으로 보지만, 개발에 돌입 시 만료되지 않은 제법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연구개발진이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리지날개발사들이 에버그리닝전략의 일환으로 종종 제법 특허들을 물질 특허 만료 후에 순차적으로 만료되도록 배치한다"며 "이번 미 FDA의 가이드라인이 오리지날 제품과 다른 부형제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고 분석했다.
 
즉, 보관기간의 연장과 생산원가 절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美 의료시장 상황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확대될 것"
 
하지만 보고서는 "가이드라인이 바이오시밀러의 대체처방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체처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모든 면에서 바이오시밀러에 요구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명시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대체처방이 어려워지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는 어렵겠다고 판단할 수도 있으나, 부형제 개선, 적응증 외삽, 약물전달체(delivery device)의 개선 등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자들은 효과적으로 오리지널 제품과 경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의 의료보험체계(사보험)에서 질환에 대한 의약품들을 보험사별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험회사 입장에서 안전성와 효용성이 확보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대체처방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민간보험체계로 인해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번 초안 국내 개발사들에게 긍정적"
 
보고서를 작성한 최종훈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실제 실행과정에서 FDA의 요구 조건을 보며 확인을 해야 정확한 판단이 되겠지만, 일단 이번 초안은 국내 개발사들에게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개발사로는 최근 허셉틴과 레미케이드의 임상시험을 완료한 셀트리온(068270)과 이미 국내 최초 바이오시밀러로 제품화에 성공한 이수앱지스(086890), 글로벌제약사 머크(Merck)와 지난해 7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한화케미칼(009830), 인천 송도에 공장을 건립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보고서는 특히 "상업적으로는 적응증외삽과 약물전달체(delivery device)의 변경 가능성이 주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약물전달체의 적절한 선택이나 개선은 제품의 편리성을 대폭 향상시켜 단지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사이에서도 제품경쟁력이 시장점유율을 결정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사이의 경쟁만이 아니라 전달체의 개선을 통해 오리지널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특허만료 바이오의약품시장에 진입함에 있어 바이오베터(bio-better)와 바이오시밀러의 중 누가 더 유리하냐는 전략적 논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훈 연구원은 "앞으로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대가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며 "미국 시장을 목표로 삼은 한국의 개발사들은 현지 파트너들에게 개발과정을 일임하기보다는 개발과 판매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개발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단일화된 리더쉽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개발과 판매전략을 동시에 고민하며 FDA를 상대해야 하고 미국 파트너와의 관계유지, 경쟁사들의 개발현황과 원가분석 및 제품편의성 등 미국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신약개발보다 훨씬 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쉽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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