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전 의원 혐의 부인.."알리바이 대겠다"

돈 건넨 날 '하이패스' 기록 두고 檢-辯 설전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유동천 제일저축은행장(72·구속기소)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정선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의원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전 의원은 "검찰이 정황이나 유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전 의원측 변호인들은 "유 회장이 돈을 건넸다는 시점이 2008년 3~4월 경으로 검찰의 기소는 시간과 장소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면 알리바이를 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 사건 혐의 사실 정도면 기간과 장소가 특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 특정할 이유가 없다"고 응수했다.

 

이날 공판에선 또 도로공사의 '하이패스' 기록 보유기간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변호인측은 "유 회장 측이 돈을 줬다고 하는 일시에 관한 차량 하이패스 기록을 살펴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검찰측은 "도로공사의 하이패스 기록 보유기간은 3년으로, 유 회장의 차량 번호를 근거로 도로공사에 하이패스 기록을 조회한 결과 2008년 12월까지만 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다시 "우리도 알아봤는데, 하이패스 기록은 카드 고유번호로 조회를 해야 한다"며 "유 회장의 하이패스 카드 고유번호를 알려주면 정 전 의원의 당시 알리바이를 대겠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날 정 전 의원 변호인들로 법무법인 에이스 대표변호사인 황성재, 이종찬 변호사 등이 직접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정 전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을 마치고 지난해 10월부터 법무법인 에이스의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다.

 

정 전 의원은 2008년 3~4월 유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전 의원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4월10일 오후 3시에 열리며, 이날 유 회장이 증인으로 나와 진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