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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LG 옵티머스2X 과장광고 '무혐의'
"공정거래 저해성 저촉되지 않는다" 결론
2012-06-22 10:04:21 2012-06-22 17:52:47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2X'의 허위광고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안은 LG전자가 소비자에게 허위광고라고 인정하고 보상까지 해준 사안이어서, 공정위의 '부실조사' 또는 '대기업 봐주기'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공정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0일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2X'의 허위광고 의혹에 대해 "표시·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심의한 결과 무혐의"라고 결론을 내렸다. 
 
앞서 공정위는 LG전자(066570)가 '제논 플래시 탑재', '스마트폰 하단 양쪽에서 음파가 나오는 것을 형상화', '풀HD 1080p 동영상 재생' 등으로 사양을 표기했으나, 허위광고를 했다는 소비자들의 의혹이 제기되자,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공정위는 표시광고법 위반의 세 가지 충족 요건인 거짓 과장성, 소비자 오인성, 공정거래 저해성 가운데, '공정거래 저해성' 부문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고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공정거래 저해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유로 "전 세계에서 출시된 단말기 4392대 가운데 제논 플래시 탑재 모델은 26종에 불과하고, 2010년 이후 적용된 휴대전화는 아예 없다"며 "LG전자가 시장 경쟁력이 없는 제품을 탑재했다고 광고한 것은 오히려 자신의 시장 상황에 불리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시장 경쟁력이 없는 제논 플래시를 탑재했다고 광고했지만, 소비자들의 휴대전화에는 시장 경쟁력이 있는 LED 플래시를 장착했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공정위 안팎에서는 "광고 내용과 실제 제품이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엉뚱한 이유를 갖다붙여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정위가 LED 플래시와 제논 플래시를 탑재한 휴대전화의 수만 단순 비교해 제품 경쟁력을 평가하고, 자의적으로 신기술과 구기술로 구분한 데 대해서도 조사의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논 플래시는 구 모델이고, LED 플래시가 제논의 기능을 전부 커버하고 있어 휴대전화 업계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LED 플래시가 제논 플래시의 후속 모델인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제논과 LED 플래시는 엄연히 구분된다.
 
제논 플래시는 광량과 발광 속도가 LED 플래시에 비해 우수해 주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이용되고, 휴대전화에서는 고화질 카메라 기능을 내세우는 제품에 탑재된다.
 
사진이 잘 찍히지만 배터리 소모가 심하고 빛을 오랜 시간 낼 수 없다는 점, 비싼 가격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LED 플래시는 광량이 낮지만 배터리 효율이 높고 긴 시간동안 빛을 낼 수 있어 대부분의 휴대전화는 이 제품을 사용한다.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카메라 뿐만 아니라 비상시 손전등으로 플래시를 활용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통상 LED 플래시를 채택하지만 카메라 기능을 특화한 제품에는 여전히 제논 플래시를 선호한다"며 "공정위가 두 플래시를 신형, 구형으로 따지는 것 자체가 이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미 광고가 잘못된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구매자에게 6만원 상당씩, 총 270억원 상당의 보상을 했다는 사실도, 공정위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당시 LG전자는 "2X제품 소개 내용 중 카메라 플래시 항목에서 제품에 실제 적용된 부품과 다른 '제논플래시'라는 내용이 잘못 기재돼 2012년 4월5일부로 해당 오류를 수정조치했다"며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안내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표시광고법에 의해 판단을 내린 것 뿐"이라며 "소비자들이 속았다고 생각한다면 형사적으로 대응하거나 집단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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