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EU정상회의 D-1..'스페인·그리스'의 운명은?
2012-10-17 12:37:50 2012-10-17 16:15:0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유로존 위기의 기로가 될 유럽연합(EU)정상회의가 오는 18일~19일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
 
그리스와 스페인 재정위기 처리와 유로존 은행감독체계 합의 등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이번 회의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정치와 선거 등을 앞둔 유로존 회원국 정상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스페인 구제금융 처리 EU압박 
 
이번 회의의 본질은 유로존 재정동맹 등 통합을 위한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나 당장 스페인과 그리스 문제 처리가 EU회의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페인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페인과 유로존, 시장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현재로선 스페인이 유로화구제금융기구(ESM)를 통해 크레디트 라인 즉 예비 여신한도를 설정하는 방법으로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스페인 총리가 지난달 "국채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구제금융을 신청하겠다"고 했으나 최근에는 "구제금융신청이 임박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모호한 입장을 보여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스 긴축협상, EU회의까지 타결 어려워 
 
제일 다급한 곳은 그리스다. 내달말까지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받지 못하면 디폴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리스 정부는 공무원 3만여명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긴축 재정 협상에 노력하고 있지만, 협상이 EU 정상회의 전까지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리스 문제를 둘러싸고 유로존 회원국간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14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안데르스 보르크 스웨덴 재무장관은 향후 6개월 내로 그리스가 탈퇴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무츠다 라만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그리스는 여전히 문제가 많은 국가로 언제든지 파티(유로존 우려 완화)의 흥을 깰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긴축 이행 시한을 2년뒤로 미뤄달라는 그리스의 요구와 관련 독일 메르켈 총리에 이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도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합의까지는 아니어도 공감대 형성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로존 재정동맹 큰 틀 합의..방법은 '제각각'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그리스와 스페인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유로존 통합에 대한 장기적 계획 수립이다. 정상들은 지난 6월말 유로존 재정동맹의 첫 단계인 은행연합을 위해 구제기금의 은행 직접 지원과 국채매입이라는 큰 틀에 합의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 중심의 단일 은행 감독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지금까지 충족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는 유로존 내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감독이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중소 은행들을 감독 대상에서 제외하고 도입 시기도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재정동맹을 강화하자는 큰 방향에는 이견이 없지만 방법론에서는 국가마다 다르다며 간극을 좁히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도 "유로존 은행을 감독하는 기관을 만드는 데는 합의했지만 실제 감독 기능이 발휘되려면 유로존 회원국의 동의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재정 및 정치적 연합이 고통스러운 과정일지라도 장기적인 생존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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