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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설계가 뜬다)연구소 '전성시대'
①"은퇴 고객 잡아라"..금융권 연구소 설립 러시
2년새 3배 급증..은퇴준비 필요성 홍보, 상품신뢰도 제고 1석2조 효과
고령사회형 금융, 투자서비스 개발 경쟁
2012-11-13 12:00:00 2012-11-13 17:35:47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은퇴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금융기관간 경쟁이 뜨겁다. 퇴직연금 유치를 놓고 사활을 건 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은퇴상품 개발, 마케팅전도 치열하다. 이 전면전을 지원하는 물밑 경쟁도 전개되고 있다. 바로 은퇴설계연구소 설립 붐이다. 은행, 보험, 증권등 금융기관들이 너도나도 은퇴설계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퇴연구소 설립 붐의 이유와 현황, 역할과 한계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바야흐로 은퇴 연구소 전성시대다.
 
지난 2005년 미래에셋생명 '퇴직연금연구소'가 신호탄을 쏜 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집중적으로 설립됐다.
 
지난 2010년 은퇴 관련 연구소는 금융업계 통틀어 5개에 불과했지만 최근 16개로 늘었다.
 
앞서 설립에 나섰던 연구소들은 포털사이트 구축 작업, 전문인력 배치 등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준비작업을 완료했고, 올해 들어 퇴직연금부서를 연구소 형태로 격상시키거나 재무설계 인력을 연구소 인력으로 전환하는 등 부랴부랴 조직 구성에 나선 곳도 다수 있다.
 
◇국내 최대규모 삼성생명..미래에셋은 사관학교
 
가장 먼저 채비를 마친 곳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소장 우재룡, 사진 오른쪽)는 금융권 통틀어 가장 규모가 크다. 34명의 연구인력이 포진해 연구자료 발간이 가장 활발하며 '행복한 생애설계포털'이라는 이름의 전용 포털사이트를 최근 오픈했다.
 
미래에셋 퇴직연구소(소장 강창희, 사진 왼쪽)는 지난 2005년 설립돼 가장 역사가 깊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등 두 조직으로 운영해 왔다.
 
강 소장은 올해 말 소장직에서 물러나 비상근 형태로 객원연구원 역할을 맡게 된다. 연구인력도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미래에셋 출신 인력들이 주요 금융권 퇴직연구소 인력에 흡수되는 등 사관학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소장 최성환)'는 지난 4월1일자로 설립돼 조직 구성을 마무리했다.
 
◇은행권 전문 브랜드 출시
 
은행권은 올해 들어 은퇴전문 브랜드를 출시와 함께 줄줄이 연구소 설립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골든라이프'라는 브랜드를 출시한데 이어 지난 9월 '골든라이프연구센터(센터장 황원경)'를 꾸렸다.
 
우리은행은 퇴직 관련 재무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퇴직연금연구소(소장 강용재)'와 비재무적인 영역을 다루는 '100세 연구팀(팀장 김일구)' 등 두 조직으로 운영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은퇴설계 브랜드인 '행복디자인' 출시 이후 지난 7월에는 '행복디자인센터(팀장 조진희)'를 오픈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7월 'IBK퇴직설계연구소(소장 임상현)'를 세웠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연구소 성격을 띄며, 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의 사각지대에 놓인 55~65세를 놓고 '포스타이어먼트(Postirement, Post+Retirement)'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임상현 IBK퇴직설계연구소 소장은 "IBK퇴직설계연구소는 전체 근로자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위한 연구소"라며 "퇴직연금이나 은퇴에 초점이 맞춰진 연구소는 많지만 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사각지대인 포스타이어먼트에 중점을 두는 연구소는 현재까지 없어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마케팅부 내 '은퇴연구팀(팀장 김학수)'으로 운영 중이며, NH농협은행의 '은퇴연구소(소장 김재용)'는 지난 3월 꾸려졌다.
 
◇증권사는 대형사 위주로 '집중'
 
증권사는 대형사 위주로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2월 '퇴직연금연구소(소장 강성모)'를 설립해 증권사 중 가장 빠르게 조직을 완성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100세 시대'란 브랜드를 활용한 '100세시대 연구소(소장 박형수)'를 지난해 9월 세웠다.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소장 홍성국)',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소장 김진영)', 신한금융투자 '100년금융투자연구소(소장 김현기)'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권이 세운 은퇴연구소는 은퇴준비의 필요성을 알리고, 은퇴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설립 붐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 소장은 "연구소 설립 초기에는 퇴직연금에 대한 개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개념은 보편화됐다고 보고 집중화하는 과정"이라며 연구소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베이비부머의 은퇴시장 관련해 퇴직연금 외에 노후관련된 재무적 영역 수요에 대해 전망해보고 금융 및 투자서비스를 어떻게 마련해 나가야 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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