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간 보이스피싱 피해 1조…수사기관 환급은 ‘7년간 197억’
경찰, 2023년 4월부터 세 차례 걸쳐 피해금 환급
입법 공백에 거래소와 MOU 체결, 자금 역추적 성과
1조2000억원 넘긴 피싱 피해금 비하면 환급액 저조
8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에 전문가 '글쎄'
2026-04-07 17:37:00 2026-04-07 18:57:36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넘겼지만, 2017년 부터 2024년 7월까지 7년간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결된 피싱 피해금이 피해자에게 돌아간 액수는 196억7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좌가 동결되기도 전에 자금을 편취해 자금세탁을 마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가 고도화가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됩니다.
  
보이스피싱 CG. (이미지=연합뉴스)
 
7일 <뉴스토마토>가 이상식 민주당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3년 4월을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752명의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피해금 196억7000만원을 환급했습니다. 이 피해금은 2017년부터 2024년 7월까지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동결된 액수입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7년부터 2023년 3월까지 6년간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결된 피해금 122억여원을 2023년 9월 피해자 503명을 특정해 돌려줬습니다. 이후 2차(2023년 3월~12월), 3차(2024년 1월~7월)에 걸쳐 추가로 249명의 피해자에게 74억여원의 되찾아 줬습니다. 경찰은 현재 2024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가상자산거래소에 동결된 피해금을 찾아주기 위해 계획 중입니다. 
 
그동안 가상자산거래소는 금융기관과 달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규정한 금융회사에 포함되지 않아, 피싱 피해금이 가상자산 거래소로 흘러들 경우 피해금을 되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은행 등 금융회사는 피싱 범죄 피해자가 은행에 피해금을 송금한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하면, 해당 거래와 연결된 계정을 동결, 피해금을 환급하는 절차를 운영해 왔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이 같은 절차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입법 공백에 대한 대응으로 경찰은 2022년 10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동결된 계좌를 역추적, 피싱 피해자가 누구인지 찾아서 피해금을 되찾아준 겁니다. 
 
그러나 경찰의 피해 환급 노력에도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줄이긴 역부족입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상 처음 1조원을 넘겼는데, 전년(8545억원)보다 47.2%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 지난 7년간 가상자산거래소 계좌 동결로 피해금을 되찾은 197억원에 불과한 겁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범죄수익 은닉에 용이한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상황과 비교해도 적은 액수입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해, 사기 의심 거래 탐지·이체 지연·본인 확인 등을 통해 피해금을 되찾아주는 것을 포함해도 환급률은 30%가 채 안 됩니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금감원에 신고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801억원입니다. 이 중 피해자 환급액은 22.2%(842억원)에 불과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물론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상당히 많지만 신속한 지급정지가 이뤄지지 않아 가상자산거래소의 동결 액수는 극히 미미하다"며 "피해자의 지급정지 요청, 계좌 동결보다 피싱범들의 자금세탁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국 최대 지방경찰청인 서울경찰청 외관. (사진=연합뉴스)
 
오는 8월 가상자산거래소도 금융회사와 동일한 수준의 피싱 방지 의무를 담은 '개정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시행되면서, 피해금 환급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는 피해 구제 대상 자산 범위 기존 금전에서 가상자산으로 확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도 금융기관처럼 범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해당 계정을 즉시 지급정지, 피해자 자산 환급 절차에 참여·협조하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활용해 자금세탁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천희승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국외 가상자산 거래소 등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점이 현실적 한계"라며 "최근에는 피싱범들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닌 국외 가상자산 거래소나 자금세탁(믹싱) 플랫폼 등을 통해 자금 세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의해 피해금을 반환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현수 디센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2017년부터 2024년 7월까지 발생한 피싱 피해만 수조 원에 달하는데,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결된 197억원을 피해자에게 되찾아 줬다면 매우 적은 액수"라며 "피싱 피해금이 해외거래소에서 편취된 경우 한국 수사기관이 해외거래소에 동결을 요청하고 거래 내역, 가입자 정보를 받은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피해자 피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수사기관의 가상자산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교육을 통해 수사 능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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