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휩쓴 비대위 처방, 새해에도 계속
2013-01-10 13:35:22 2013-01-10 13:37:26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지난해 1년 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유행처럼 번졌던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 체제가 2013년 새해를 맞아서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회의원 127명의 제1야당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9일 문희상 의원(사진)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본격적인 비대위 체제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완패한 뒤 19대 총선에서의 위기감도 높아지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전권을 부여하면서 정가의 이슈로 등장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을 맡은 박 당선자가 당명까지 바꾸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불리하다는 판세를 뒤집고 원내 과반의석을 수확하자 비대위의 '인기'도 치솟기 시작했다.
 
당장 총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새누리당이 그랬던 것처럼 비대위 체제에 돌입했다. 한명숙 대표가 사퇴한 뒤 박지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야권에도 비대위 체제가 시작된 것.
 
여기에 비례대표 부정경선 문제가 터진 통합진보당도 혁신파와 구 당권파의 대립으로 강기갑 전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19대 총선에서 의석을 얻은 모든 정당이 2012년에 비대위를 구성했다는 진기록을 남겼다.
 
한편 분당 전 통합진보당에서는 구 당권파 당원들이 강기갑 비대위원장의 혁신비대위에 반기를 들고 당원비대위라는 조직을 별도로 만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렇게 원내정당들이 좋든 싫든 활용했던 비대위는 새누리당이 5.15 전당대회에서 황우여 신임 대표를, 민주통합당이 6.9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신임 대표를 선출하면서 해산, 정치권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에서 퇴진 압력을 받은 이해찬 대표 등 최고위원 전원이 물러난 가운데 당 대표 권한대행이자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전 후보가 낙선하면서 민주당은 지도부 공백사태에 직면, 결국 또 한번 비대위가 재등장하게 됐다.
 
다만 위기에 빠진 여야 정당들이 문제해결 처방으로 앞다퉈 전환한 비대위 체제에서 새누리당은 총선 및 대선 승리로 그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야권은 그러질 못했던 부분 때문에 비대위가 구성된 민주당의 앞날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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