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 10곳 중 7곳은 현재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인건비와 낮은 지가 등이 경영환경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용여건이나 사회간접자본,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지방으로 이전한 지 2년 이상 된 기업 300곳의 경영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9.4%가 '흑자상태'라고 답했다. '적자상태'라는 답변은 30.6%였다.
부문별 경영성과를 지방이전 전후로 비교해보면, 전 항목에서 이전에 비해 나아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매출이 늘었다'는 기업이 53.4%였고, 고용도 '증가했다(45.5%)'는 기업이 '감소했다(20.4%)'는 기업보다 많았다.
근무환경과 자금사정에 대해서도 '개선됐다'는 응답이 각각 40.6%와 36.0%로 '악화됐다(13.6%)'는 응답보다 많았다.
대한상의는 "저렴한 인건비와 지가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이 향상되고, 주거래처 인접 지역으로 이전해 운송비가 줄고, 업무효율성이 향상된 덕분"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방으로 이전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응답기업들은 '싸고 넓은 부지 확보'(47.3%)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어 '거래처 근접·다른 업체의 권유'(23.9%), '신사업 진출, 신시장 개척'(12.5%)을 차례로 들었다.
이전지역 결정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입지경쟁력'(46.2%)을 꼽았고, 이어 '타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26.5%), '지가수준'(14.0%), '고용여건'(6.8%), '정책환경'(6.1%)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미비한 고용여건이나 사회간접자본(SOC)·인프라가 지방이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대한상의
지방경영환경 중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분야로 응답기업들은 '고용여건'(57.6%)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다음으로 'SOC·인프라여건'(14.0%), '금융여건'(11.7%), '행정지원여건'(8.7%)을 차례로 꼽았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고용여건에서는 '인력확보 곤란(86.3%)'을, SOC여건은 '도로 등 인프라 부족에 따른 물류불편(36.1%)'을 1순위로 지목했다.
금융여건에 대해서는 '금융기관 부족(44.0%)'과 '담보위주의 대출관행(36.0%)'을, 규제 및 행정여건에서는 '복잡한 행정절차(50.0%)'와 '비제도적 규제 및 관행(25.0%)'을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지방이전시 정부의 지원서비스를 이용했는 지에 대한 물음에는 '이용했다'(67.8%)는 응답이 '이용하지 않았다'(32.2%)는 답변을 앞섰고, 가장 도움이 된 지원서비스는 '세제감면'(47.1%), '입지보조금 지원'(38.2%), '금융지원'(8.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방이전 촉진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세제감면 확대'(23.9%), '인력수급여건 개선'(22.3%), '기반시설 확충'(16.3%), '기업금융 확대'(14.0%) 등을 들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지방투자에 대한 세제감면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확대와 지방근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소득세공제 혜택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면서 "지방정부 역시 기업투자와 인프라 여건을 개선하고 우수인력을 유인할 만한 생활환경 조성에 보다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