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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하이닉스로부터 D램 대량 수혈.."부품사 다변화 전략"
2013-04-15 15:58:07 2013-04-15 16:26:24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반도체 시장의 '큰 손'인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D램 반도체 물량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들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게서도 대량의 D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대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비밀리에 SK하이닉스(000660)에 D램 공급을 요청했다. 앞서 대만 등 외신에서는 삼성전자와 엘피다의 D램 수급관계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바 있으나 정답은 SK하이닉스였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량의 D램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CMOS 이미지센서(CIS) 등을 삼성전자에 납품한 바 있고,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테크윈(012450) 또한 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이는 극히 소량에 불과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오랜 기간 경쟁 관계에 있던 SK하이닉스에게 부품을 공급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3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며 시장에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D램 반도체 공급이 위축된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은 16억5400만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상승한 17억90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승추세는 오는 2017년(20억800만대)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년간에 걸쳐 진행된 ‘치킨게임’ 탓에 D램 시장에 생존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더불어 미국의 마이크론 등 3개 업체만 살아남은 데다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와 도시바·마이크론·SK하이닉스 등 4곳으로 압축됐다. 다변화된 부품 공급선을 추구하는 삼성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의 협력관계가 절실해진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부품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공급처와의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도 다른 회사보다는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로부터 모바일 D램을 조달하는 방법 외에도 설비 전환을 통한 모바일 D램 생산량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구매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와의 거래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28% 증가한 가운데 모바일 D램 비중이 40%를 육박하는 등 회사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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