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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업계, 결합상품 가격인하 경쟁..'치킨게임' 시작하나
기본료 인하·결합상품 등 저가 경쟁 본격화
서비스 질 저하 우려도
2013-04-29 18:29:44 2013-04-29 18:52:24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유료방송업계가 본격적인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섰다.
 
기본료를 인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렴한 보급형 상품을 출시하거나 유선, 방송, 이동통신 등 다양한 서비스을 묶은 결합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료방송업계가 승자없는 치킨게임의 함정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케이블TV 업계는 가입자 유출을 막기 위해 기존 상품의 기본료를 내리고 알뜰폰(MVNO) 서비스까지 묶은 새로운 결합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현대HCN은 지난해 7월 유선 인터넷 상품의 가격을 월 1만9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낮췄다. 또 방송·유선 인터넷의 결합상품인 DPS(Double Play Service)과 방송·유선인터넷·인터넷전화의 결합상품인 TPS(Triple Play Service)의 가격도 각각 4000원 가량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현대HCN의 디지털방송과 인터넷 가입자 수는 올해 들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알뜰폰 사업을 운영중인 MSO들은 이동통신까지 묶은 결합상품을 출시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헬로비전(037560)은 지난 3월 헬로LTE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유무선 결합상품 '헬로셋 모바일'을 선보였다. 헬로LTE 기본료 10% 할인, 초고속 인터넷 50% 할인, 인터넷 집전화 100분간 무료통화 등을 제공한다. 이 상품은 출시 약 한달만에 5000명 이상이 가입했다. 이는 전체 헬로LTE 가입자의 10%를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해 8월에는 케이블업계 최초로 방송·유선인터넷·인터넷전화·이동통신(3G)을 결합한 QPS(Quadruple Play Service)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방송, 인터넷, 인터넷 전화 상품 등급을 높여주고 이동전화에는 추가 음성 통화나 데이터를 제공하는 형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고객들의 선택폭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결합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티브로드도 조만간 QPS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IPTV 업계도 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SK브로드밴드(033630)는 지난 2월 방송과 무선 인터넷 상품을 결합한 보급형 상품을 개발했다. 100M 광랜 인터넷과 채널은 70개를 제공하면서도 요금은 월 7000원(부가세 별도·3년 약정 기준)에 불과하다. 지난 22일부터는 IPTV, 와이파이를 최저 2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B tv 플러스 W’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어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LG유플러스(032640)의 스마트IPTV 상품 'U+TV G'는 구글TV의 최신 기능과 119개 채널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이 9900원(부가세 별도·3년 약정 기준)에 불과하다.
 
유료방송업계가 저가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가입자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T(030200)의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가 IPTV와 위성방송을 결합한 가격 경쟁력을 통해 급속히 세를 늘려가면서 시장의 불안이 커진 것도 한 몫 했다.
 
KT는 작년 말 기준으로 가입자 781만명(OTS 포함)을 확보했다. IPTV 가입자 231만명, 스카이라이프(053210) 위성방송 가입자 378만명, OTS 가입자 172만명 등이다. 올해도 OTS가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월 평균 7만여명 가량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서비스 향상보다 가격 할인 마케팅에 몰두하다 보면 시장 전체가 침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워낙 가격 후려치기 바람이 거세다 보니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시장 전체가 가격 낮추기에만 매달리다 보면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결국은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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