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하림을 비롯한 국내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들이 공급가격 인상에 나서며 연일 공급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결국 부담은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큰데요.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로 불려왔던 '치킨도 3만원' 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닭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AI 확산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가 주요 원인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 마니커, 올품 등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들이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육계 가격을 5~10% 인상했습니다. 축산유통정보 '다봄'(KAPE)에 따르면 3월 초 ㎏당 2300원이었던 생계(대규격 기준) 유통가는 27일 기준 2700원으로 약 17.4% 상승했습니다. 도매(전체 기준)에서도 가격이 오르며 프랜차이즈, 대형마트 납품 평균가는 ㎏당 4256원으로 지난달 3855원 대비 약 10% 이상 높아졌습니다.
이번 인상으로 평균 소매가격도 이달 들어 ㎏당 6500원으로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주간 평균 소매가격이 6500원을 넘긴 것은 2023년 6월 이후 약 3년 만입니다. 평년 5814원보다 12% 이상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공급망 붕괴'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지난해 9월 중순 예년보다 이르게 발생한 AI는 곧바로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겨울철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는 44만마리에 달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 12만마리보다 약 3.5배 높은 수준입니다. 육계 공급이 줄어들며 가격 상승 압력까지 커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육계 시장, 다방면 압박…부담은 가맹업주·소비자에게
고환율 기조 장기화에 따른 곡물 수입 단가 상향도 육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내 닭고기 사료의 주원료는 옥수수와 대두박 등 수입 곡물을 주로 사용합니다. 올해 1분기 사료용 수입단가지수는 126.0(2015년=100 기준)으로 직전 분기 대비 1.2% 오름세를 기록했는데요. 앞으로 원화 기준 수입 단가는 대미 환율 강세로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축산 농가의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진 겁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플라스틱 용기 등 부자재 가격도 오름세인데요. 육계 농가 역시 이 같은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 밖에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등 전반적인 생산비 부담 누적되며 육계 시장 전체가 다방면으로 압박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특히 닭고기 수요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이번 사태로 공급 부담과 비용 상승 구조가 동시에 발생한 겁니다.
도매가와 소매가 상승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서민 음식으로 불리는 치킨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의 비용 부담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업계 역시 쉽게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재명정부는 물가 안정 기조를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원재료비만 상승할 경우 가맹점주들의 마진(이윤)만 줄어드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앞으로 치킨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당분간 업계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