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핵심인물들 빠진 코넥스 개장 행사
2013-07-01 10:43:20 2013-07-01 15:35:19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 창조경제를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대책이 현실화됐다. 규모가 작은 창업 초기 중소·벤처기업들도 주식시장에 상장해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일 코넥스 시장이 개설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잇는 제 3시장이 개설되는 만큼 개장식과 관련 행사는 성대하게 준비됐다.
 
하지만 요란한 잔칫상에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핵심 인물들이 눈에 띄지 않아 코넥스 시장 개설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우선 코넥스 시장은 박근혜 정부가 기치로 내걸고 있는 창조경제의 동맥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 공급, 투자자들의 원활한 자금 회수와 재투자 등 자금 생태계 복원을 위해 도입된 시장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대통령은 공식 일정이 전혀 없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방중 일정을 소화하고 오느라 피곤해서 참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창조경제의 핵심 공약의 하나였던 코넥스 시장 개설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금융투자협회장과 코넥스 시장 지정자문사 대표들도 일부 눈에 띄지 않았다. 지정자문인으로 선정된 회사는 기업 발굴, 상장적격성 심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중요한 시장 주체다.
 
하지만 박종수 금투협 회장과 코넥스 시장 지정자문인인 D증권, I증권을 포함한 일부 증권사 대표들은 현재 중동지역 해외출장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동지역 수익창출 기회 모색을 위해 현지 시장 동향 파악과 금융투자 네트워크 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 29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일정으로 떠났다.
 
협회와 해당 증권사들은 일정이 3개월 전부터 잡혀있었기 때문에 일정 조정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코넥스 시장이 새로운 수익창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조차 없었던 것은 아닐까.
 
증권사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3달 전부터 준비해 온 글로벌 행사인 만큼 부득이하게 개장식 참석 대신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실제 코넥스 시장은 실무 담당팀이 전반을 책임진 상황이기에 단순히 대표의 참석은 상징적 의미에 국한될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외 수익창출 기회를 위한 출장을 이유로 우리나라 제 3 주식시장 개설에 업계 대표들이 불참했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신규 상장 기업들까지 모아둔 자리에서 실제 집주인들이 집을 비운 꼴이었다.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서운함은 더 했다. 상장 기업 관계자는 "대통령과 증권사 수장들이 빠져버린 상황에서 우리들만의 잔치 같았다"며 "상장기업 모두 새로운 시장에 선구적인 자세로 참여하는 상황이기에 정부와 상장 주선인들이 좀 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청와대의 공공기관 인선 작업 연기로 인해 공석인 상태. 코넥스 시장 개설을 비롯해 대체거래소(ATS), 장외청산거래소(CCP) 도입 등 올해 새로운 업무들이 산더미지만 이사장 선출은 깜깜무소식이다.
 
대통령, 거래소 이사장, 금융투자협회장, 증권사 대표들까지 불참한 개장식에서 코넥스 시장에 기대를 걸기 어려운 것은 비단 본기자 한 명 뿐은 아닐 것이다.
 
코넥스 1호 상장 타이틀을 단 21개 종목 중 절반인 10개 종목이 시초가가 형성되지 않은 전광판을 보며 기대 보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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