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명의 앙코르Job)경로당 코디네이터, 들어보셨나요?
경로당 활성화 위해 육성..마을공동체 강화 '매개'
2013-07-16 15:00:00 2013-07-23 16:29:04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한 경로당. 매주 월요일 오후 1시30분이 되면 신나는 맷돌체조 활동이 이어진다. 흥겨운 음악과 힘찬 구호와 함께 돌리다보면 살짝 땀도 나고 운동효과가 그만이다. 흥겨운 체조가 이어지는 사이 소파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하는 할머니들도 보인다. "나는 이런거 싫어. 시끄럽고 몸도 잘 안따라주고…."
 
◇허성유 경로당코디네이터(사진 왼쪽)가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삼광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체조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서지명 기자)
 
◇경로당 코디네이터, 55세 이상 남녀 2인1조로 활동
 
이런 현장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신나게 몸을 흔들기도 하고,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경로당코디네이터다.
 
"직접 활동도 같이 해야 친밀감도 느끼고, 그러다 보면 더 깊은 이야기도 해주세요. 스킨십을 늘리는 게 최고의 방법입니다." 허성유(여·63세) 코디네이터의 말이다.
 
경로당코디네이터는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경로당에 관련된 모든 것을 관리·조정하는 사람이다.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지난 4~5월 만 55세이상을 대상으로 경로당코디네이터를 모집해 30명을 최종 선발했다. 선발된 인원은 4주간 간단한 목공기술부터 장구를 치는 법까지 교육받았다. 이들은 남녀 1명씩 2인 1조로 관악구와 은평구 경로당 곳곳에서 지난달부터 활동 중이다.
 
경로당코디네이터는 경로당에 물이 세는 곳은 없는지, 프로그램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등 시설물 관리에서부터 프로그램 운영, 지역자원 발굴 등의 활동을 한다. 경로당코디네이터는 사회공헌형 일자리로 한 달에 60시간 일하고 4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경로당을 평생 학습공간·공동체로"
 
신처순(남·61세) 코디네이터는 20년 넘게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미국에서 5년간 사업을 하며 앞만보고 살았다.
 
"지금까지 나와 내 가족만을 바라보고 살았지만 이제 사회에 도움이 되고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경로당 코디네이터 모집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교육을 듣고 직접 경로당을 돌며 활동을 할수록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의욕도 넘쳐났다. 현재 경로당 운영실태를 보면 안타깝지만 경로당이 근사하게 바뀌는 생각을 하다보면 절로 신이 나고 마음이 바빠진다.
 
"아직까지는 경로당 실태를 관찰하는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낡은 시설을 고쳐주고,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정도에 그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경로당을 마을공동체로 변모시키고 싶어요."
 
신씨가 그리는 경로당의 모습은 평생학습공간이자 하나의 직장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연계 일자리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며 삶의 보람을 찾도록 할 계획이다.
 
◇"1·3세대가 공존하는 공간 만들고 싶어요"
 
허성유(여·63세) 코디네이터는 전직 교사 출신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실력이 이곳 경로당에서도 빛이 난다.
 
"많은 할머니들이 집에서 손주들을 돌보느라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로당을 1·3세대가 함께 교류하고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습니다."
 
그녀는 이를 통해 젊은 직장 여성들의 육아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녀는 1기 경로당코디네이터로서 어깨가 무겁다 했다. 1기가 제대로 활동하고 경로당에 조그마한 변화라도 이끌어내야만 2기, 3기 코디네이터가 배출되고 경로당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로당은 고령화시대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대안입니다. 젊은 노인들이 후기 노인들을 이해하고 교감하면서 경로당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싶습니다."
 
그녀가 느끼는 책임감 만큼이나 제2인생의 활력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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