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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MFS)소박하고 낭만적인 여름 밤의 클래식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시리즈II'
2013-07-27 09:00:00 2013-07-27 09:00:00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축제 이튿날로 접어들면서 '2013대관령국제음악제'의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고 있다. 26일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저명연주가시리즈II'는 헝가리와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의 음악을 발판 삼아 소박하면서도 낭만적인 여름 밤으로 관객들을 안내했다.
 
첫 곡은 헝가리 국민음악의 건설자로 꼽히는 작곡가 코다이의 실내악곡 중 최고로 꼽히는 '세레나데, op.12'.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연과 폴 황, 비올리스트 이유라는 밝고 경쾌한 헝가리 음악의 매력을 한껏 살려 연주했다. 소박한 리듬에 실린 연주자 3명의 호흡과 열정이 돋보인 무대였다.
 
(사진제공=대관령국제음악제)
두번째 무대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첼리스트 다비드 게링가스(사진)와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등장해 영국 작곡가 브리튼의 '첼로 소나타 C장조, op.65'를 연주했다. 첼로 거장 다비드 게링가스는 김다솔의 단정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첼로 특유의 폭넓은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초반부 포효하듯 몰아치던 깊은 고뇌가 자연스레 더 없이 여린 서정성으로 승화되는가 하면, 절정의 기교로 유머 넘치는 분위기도 자아내며 시종일관 관객의 귀를 장악했다. 특히 스피카토(활을 튀게 함으로써 음을 가늘고 짧게 끊는 주법)의 완벽한 탄력, 글리산도(두개의 떨어진 음을 미끄러지듯 연결하는 주법)의 화려함이 깊은 인상을 남긴 공연이었다.
 
인터미션 후 2부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김다솔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장-폴 프넹의 '1930년 파리의 추억'이 연주됐는데 두 젊은 연주자들의 대비되는 성격이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 피아노 앞에 앉아 손열음은 고음부에서 아련한 낭만적인 분위기를, 김다솔은 저음부에서 부드럽고 안정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젊은 음악인들의 감각 덕분에 여름밤의 서정이 극대화됐다.
 
마지막 무대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피아니스트 로버트 맥도날드와 함께 장식했다. 지난 2005년 겪은 손가락 부상의 여파로 절정기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명확한 해석과 열정으로 무장한 정경화의 연주는 예술적 재능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새삼스레 생각해보게 했다.
 
이들이 택한 곡은 노르웨이 출신 작곡가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C단조, op.45'이었다. 공연 시작과 중간에 객석을 응시하며 감상에 젖은 바이올린 여제는 폭발하는 듯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끝에 한순간 애잔하고 서정적인 감수성으로 급전환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이기도 한 정경화는 관객의 뜨거운 환호에 보답하듯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여흥을 이어갔다. 한 여름 밤의 콘서트는 드비시의 '아름다운 저녁'을 끝으로 짙은 여운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사진제공=대관령국제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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