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연속 '연장혈투' 넥센, 체력비축이 관건
2013-10-10 11:16:18 2013-10-10 11:20:06
◇2001~2012년 플레이오프 결과.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프로야구의 31년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이틀연속 극적인 끝내기 명승부가 펼쳐졌다. 짜릿한 끝내기 승부의 승리는 이틀 연속 넥센이 차지했다. 넥센은 이제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에 1승만을 남겼다.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다.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가을 야구'를 진행하는 넥센은 11일 열릴 경기를 승리해 더욱 높은 자리로 부쩍 오르고자 한다. 2패를 뒤로하고 3승을 해야만하는 두산에 비해 넥센의 진출 확률은 높아보인다.
 
하지만 연이틀 격렬하게 혈투를 펼치며 '힘을 잔뜩 뺀' 넥센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더라도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높다. 역대 기록을 살펴도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이 높은데다 넥센은 이틀연속 '고된' 총력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2001년 이후 2위팀의 KS 진출 확률 58%
 
과거 사례를 보면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된 1989년 이후로 양대 리그제(매직리그-드림리그)가 시행된 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한 22차례 중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12회다. 확률로는 54.54%다. 3위 팀과 4위 팀은 각각 6번, 4번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양대 리그제가 폐지된 2001년 이후를 살펴보면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곧장 진출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우는 12회 중 7회(58.3%)다. 21세기에 확률이 더 높아진 것이다. 3위 팀은 3번(2001년 두산, 2006년 한화, 2011년 SK), 2위 팀은 2번(2002년 LG, 2003년 SK)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전례가 필히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넥센에게는 불리한 수치임에는 틀림없다.
 
◇'총력전' 넥센, 3연승으로 끝내야 5일간 재충전
 
수치적으로 넥센은 2승을 얻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넥센은 1승만 더하면 LG와의 플레이오프 대결을 시작한다. 앞으로 남은 경기를 남김 없이 이겨야 하는 두산에 비해 부담이 적고 플레이오프로의 진출 확률도 높다.
 
그렇지만 넥센은 연이틀 피튀기는 혈전을 펼치면서 체력의 손실이 결코 적지 않다.
 
지난 8일 열린 1차전은 넥센이 재역전하면서 두산에 3-4로서 어려운 승리를 거뒀다. 윤명준이 만든 9회 1사 1, 2루 실점 위기를 이어받은 정재훈이 2사 2, 3루 상황으로 끌고갔고 결국 이택근이 끝내기 결승타를 쳤다.
 
넥센은 이날 나이트가 7.1이닝을 던졌지만 이후 한현희-강윤구-손승락을 투입했다. 원포인트·마무리가 잇따라 투입된 것이다. 이 때까지는 첫 경기의 중요성을 본다면 큰 무리있는 결정은 아니다.
 
문제는 이튿날이다. 넥센 밴헤켄과 두산 유희관과 함께 7.1이닝을 던지며 투수진의 동원이 덜할 것처럼 보였지만 동점이 되자 손승락을 8회 끌어올린 강수를 쓴 것이다. 강윤구와 한현희는 이날 또한 마운드를 밟았다.
 
혈투에 팀의 필승조 투수들이 잇따라 나선 것이다. 손승락은 무리한 투구를 펼쳤다.
 
넥센이 11일 경기를 이겨 3승을 하면 5일간 쉰다. 현재 상황에서 넥센에게 최상 시나리오다. 체력을 복원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으로 충분하다. 양팀은 올시즌 '엘넥라시코'로 불리울 정도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힘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경기가 5차전까지 흐르게 된다면 넥센에게는 무척 불리해진다. 플레이오프까지 휴식일은 하루 뿐이며 현행 5전3승제 준플레이오프의 체제로 5차전까지 치렀던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은 없다.
 
◇넥센, 정규시즌 LG에 11승5패 "해볼만 하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은 넥센에게 불리한 기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넥센에게 유리한 기록은 올시즌 정규시즌 결과다.
 
넥센은 LG와의 맞대결에서 여러차례 혈전을 치렀지만 결과는 '11승5패'로 압도적 우세였다. 4차례의 1점차 승부에서는 2승2패의 막상막하 결과를 낳았지만, 6번의 2점차 승부에서는 5승1패로 넥센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승수를 쌓았다. 3점차 이상의 승부에서는 4승2패. 접전으로 끌고가지 않는다면 일단 넥센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가정에는 중요전제 사항이 있다. 넥센이 플레이오프에 올라야 한다는 점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못할 경우 가정은 무의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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