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 연준 QE 유지 결정..'테이퍼링' 언제쯤?
2013-10-31 15:31:13 2013-10-31 15:36:1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0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양적완화 정책과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하지만 연준이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예상 밖으로 긍정적인 판단을 하면서 이르면 다음달부터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 "양적완화 유지..美 경제 완만한 속도로 성장"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성명서를 통해 "연준은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과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연준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 전에 경기가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완만한 속도(moderate pace)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노동시장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주택시장도 회복세를 잃은 것으로 판단했다. 연준이 주택경기 둔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자산매입에 미리 정해진 코스가 있는 것은 아니고 경제 전망과 정책 등의 효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경제 성장 속도가 더 높아지고 실업률이 목표치인 6.5% 이하로 떨어지길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실업률이 6.5% 이상을 유지하고 향후 1~2년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2.5%를 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월가 "연준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변화 움직임 보여"
 
월가에서는 연준이 기존의 '비둘기파(dovish)' 성향에서 약간은 '매파(hawkish)' 성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성명서에서는 금융긴축이 경제 전반의 성장세는 물론 노동시장 회복속도를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이번달 성명에서는 해당 내용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이 다소 개선됐다'거나 '경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등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 이달 초 있었던 미국 정부의 일시폐쇄(셧다운)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다만 이전 성명서와 같이 "재정정책이 경제성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폴 애시워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셧다운이 경제에 끼친 영향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었으며 셧다운이 경제 및 연준의 통화정책에 끼칠 수 있는 영향 등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연준이 이달 초 있었던 16일간의 셧다운 사태나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셧다운의 위험을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의회는 지난 16일 내년초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임시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승인하며 셧다운 사태를 일단락시킨 바 있다. 이에따라 미 의회가 예산안 및 부채한도에 대한 대립을 또 다시 시작할 경우 내년 1월 연방정부의 셧다운 및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다시 불거질 수 있을 전망이다.
 
◇테이퍼링 빨라질수도.."내년 1월 가능성 높아"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월가에서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각종 경제지표가 불투명해진만큼 연준이 자산매입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내년 봄까지는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내년 6월부터 테이퍼링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즈(FT)는 "경제 지표들이 연준의 기준을 충족시키기만 한다면 연준은 빠르면 12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줄여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셧다운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본다면 12월 테이퍼링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월가에서는 내년 초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테이퍼링을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하기 위해 억지로 노동시장 상황 등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루치니 재니몽고메리 수석 투자 스트래지스트는 "연준은 경제지표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시장은 이를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 혹은 3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은 연말 쇼핑시즌에 시장에 충격을 끼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12월보다는 내년 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연준의 성향이 여전히 비둘기파에 가까운 것으로 보며 내년 3월 이후 테이퍼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이번 성명에는 매파적인 성향이 보이는 표현들이 있었다"면서도 "테이퍼링이 4월에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바꿀 만큼 변화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벤 버냉키 연준의장의 임기가 내년 1월로 종료되는 만큼 차기 연준의장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테이퍼링 실시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애덤 포슨 피터슨국제경영연구소 소장은 "테이퍼링은 미국의 재정문제의 영향을 고려해야기 때문에 차기 의장이 교체되기 이전에 정책을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2월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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