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프리 131.12점·총점 204.49점..올림픽 최종 리허설격 대회 '우승'
"같은날 204.02점 받아낸 아사다 마오 제쳤다"
2013-12-08 07:39:36 2013-12-08 07:44:10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아무리 부상으로 공백기가 길어도 '피겨 여왕'의 명성은 변하지 않았다. 약간의 보완 과제를 남기긴 했지만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행보에도 성공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23)는 8일 새벽(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래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피겨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12점(기술점수(TES) 60.60점, 예술점수(PCS) 71.52점, 감점 1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73.37점과 합산한 최종 합계 204.49점을 받은 김연아는 올 시즌 여자싱글 최고점(207.59, 아사다 마오·그랑프리 4차 대회)의 경신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자신의 역대 합계 점수 중 다섯 번째 높은 점수를 따냈다. 또한 7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 마오가 받은 204.02점보다 0.47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충분히 성공적인 경기를 치렀다는 평가다.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한 김연아. (사진=MBC 방송 프로그램 캡처)
 
◇점프 실수 딛고 프리스케이팅 완벽 연기 펼쳐
 
김연아는 출전선수 24명 중 21번 선수로 링크에 나섰다. 4조의 3번째 선수로 링크에 등장한 김연아는 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에 맞춰, 올 시즌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대중에게 펼쳐보였다.
 
김연아는 첫 동작부터 큰 위기를 맞았다.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착지 과정에서 살짝 넘어진 것이다. 그간 김연아는 이 점프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여줬기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하지만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을 완벽히 뛰어올라 분위기를 반전하며 안정을 회복했다.
 
김연아는 탱고 음악의 강렬함이 서서히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진행된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점프,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다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특히 드리플 러츠에 앞서 뛰지 못한 토루프를 이어붙인 것은 좋은 기지였다.또한  음악의 템포가 빨라질 때는 절묘한 스텝 연기를, 음악이 느려질 때는 다양한 형태의 연기를 선보이면서 박진감을 더하고 우아한 연기를 이어갔다. 실수를 만회할만한 호연이었다.
 
마지막으로 더블 악셀 점프를 뛰어오른 김연아는 절정을 향한 강한 엑센트가 느껴지는 음악과 함께 스핀 연기를 펼쳤고, 음악에 맞춰 양팔을 독특하게 교차하는 동작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연기를 마무리한 김연아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한 김연아. (사진=MBC 방송 프로그램 캡처)
 
◇김연아, 복귀 후 모든 대회 200점 '돌파'
 
이날 김연아는 점프 실수에도 여자 싱글의 '꿈의 기록'으로 불리는 200점을 넘겼다. 안도 미키(일본·176.82점)나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러시아·169.24점)와의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점수 차이는 컸다.
 
중요한 사실은 1년8개월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12월의 NRW트로피(201.61점, 쇼트프로그램 72.27점, 프리스케이팅 129.34점)를 시작으로 김연아는 모든 대회에서 200점을 넘겼다는 것이다. 김연아는 올해 1월 서울 목동에서 열린 전국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210.77점(쇼트프로그램 64.97점, 프리스케이팅 145.80점),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18.31점(쇼트프로그램 69.97점, 프리스케이팅 148.34점)을 받았다. 이는 기복없이 좋은 성적을 뜻한다.
 
최근 1~2년 사이 심판 판정이 다소 후하게 나온 경향이 적잖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다만 김연아는 부상 회복 중으로서 정상 컨디션의 80~90% 수준이었다. 실전으로는 9개월의 공백기 이후 치렀던 경기다.
 
결국 김연아는 몸상태가 완벽 호전된 상태에서 출전할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더욱 향상된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필생의 경쟁자인 아사다 마오가 진일보한 기량을 선보이며 김연아보다 고득점을 받는 예상하지도 못한 상황만 없다면 말이다.
 
안무가 데이빗 윌슨의 "김연아만 표현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말처럼 그리운 마음이 애절하게 표현된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프로그램을 은반 위에서 완벽하게 연기한 김연아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소치 동계올림픽 리허설을 실수 한 개를 제외하면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010년도 밴쿠버 동게올림픽 당시 김연아가 받은 228.56점은 역대 최고점으로 아직 최고점의 기록을 유지한다. 이제 선수 생활 은퇴를 준비할 김연아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점수로 올림픽 2연패를 기록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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