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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소송' 대리인들 법정 밖에서 '2라운드'
이맹희측 "이미지 더 실추되기 전 화해해야"..이건희측 "경영 정통성의 문제, 화해는 없어"
2014-01-07 16:18:07 2014-01-07 16:22:0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7일 '삼성家 상속소송' 끝난 뒤 법정 밖에서는 양측 변호인간의 2라운드가 벌어졌다.
 
기자들의 질문에 변호인들이 답하는 방식으로 문답이 오갔지만 서로를 향해 날이 잔뜩 서 있었다.
 
◇이맹희 전 회장(왼쪽)과 이건희 회장(사진제공=CJ그룹, 삼성전자)
 
화해를 거절한 구체적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리하고 있는 윤재윤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대표)는 "이 회장께서 경영상 문제 등을 두고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안다"면서 "니혼게이자나 월스트리트, 뉴욕타임즈 등 해외 언론에서도 보도한 것과 같이 이번 소송으로 삼성의 이미지에 타격이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삼성그룹의 경영상 정통성 문제에서도 이번 소송은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면서 "사견이지만 '화해 거절'의 번복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을 대리하고 있는 차동언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도 "화해를 원하고 있지만 소를 취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또 "이 회장 측이 이미지가 구겨질 것이라는 문제를 두고 화해를 거절한다고 하지만 이미 1심 판결에서 삼성그룹의 이미지는 구겨졌다"며 "1심에서 비록 이 전 회장 측이 패소했지만 권리에 대한 문제가 아닌 제척기간 도과 때문에 패소한 것으로 상속받을 권리는 인정됐다"고 주장했다.
 
차 변호사는 이어 "경영상 판단을 중요시한다면 오히려 화해와 합의로 소송을 빨리 마무리 하고 형제간의 우애를 보여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면서 "항소심에서 이 전 회장이 승소한다면 삼성그룹에 대한 이미지 타격은 더욱 클 것"이라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윤 변호사가 즉각 반박했다. 그는 "화해할 수 없다는 것은 비단 경영상의 판단으로만 결정한 것이 아니다. 더 궁극적으로는 정의의 문제로, 이 전 회장이 아버지인 선대회장의 유지를 완전히 왜곡했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윤 변호사는 "이 전 회장은 선대 회장을 욕되게 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이는 경영의 정통성 문제로, 훼손된 정통성의 회복을 위한 차원에서도 화해는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전 회장 측은 경영자로서 화해를 거절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장남을 중심으로 가족이 뭉쳐야 한다고 하지만 장남이라면서 동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이 소송 자체가 선대 회장의 유지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또 "이 회장은 20여년간 그룹을 평온히, 또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면서 "이 전 회장은 자서전에서 (선대 회장의 재산을)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면 지금 주장하는 차명주식은 거기에 포함 안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승소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측은 신중한 모습으로 말을 아꼈다.
 
윤 변호사는 "승소를 강력히 희망하지만 피고측도 최선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 소송의 승패는 모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차 변호사 역시 승패를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면서 “이 회장의 화해 거절이 경영상 판단의 문제라면 언제든 형제간의 극적 합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재차 드러냈다.
 
이날 공판은 불과 20여분만에 끝났다. 재판부는 "지난번에 나온 공방 외에는 새로운 것이 더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재판을 끝냈다. 대신 오는 14일을 결심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측에 모두 20~30분간 충분히 시간을 줄 테니 마지막 변론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마지막 공판을 연 뒤 이르면 이달 중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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