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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격돌, '박근혜 마케팅' 對 '세월호 심판' 승자는
2014-06-05 19:57:06 2014-06-05 20:01:18
[뉴스토마토 장성욱 기자] 앵커: 4일인 어제 제6회 6.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을 비롯해 시의원, 구의원 등 우리 동네 일꾼을 뽑는 큰 선거였는데요 이번 지방선거의 전체적인 결과와 의미 그리고 향후 정치권에 미칠 여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이번 선거를 밀착 취재한 정치부 장성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장성욱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장성욱입니다.
 
앵커: 먼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어제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였습니다. 일부 지역은 오늘 아침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먼저 광역자치단체장을 기준으로 볼 때 여당인 새누리당은 경기, 인천, 부산, 울산, 대구, 경남, 경북, 제주 등 8개 지역에서 승리했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을 비롯 강원,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등 9개 지역을 차지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영남권과 경인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호남권과 충청, 강원 등 중원 라인에서 우위를 나타냈습니다. 여야 모두 승리를 자축하기 어려운 결과로 보입니다. 하지만 풀뿌리 정치라고 불리는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위 선거에서 여당이 우위를 보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체 광역의원 533명 가운데 새누리당은 전체의 약 60% 정도를 새정치민주연합은 약 40%를 차지했습니다. 첫 '여대야소' 지방의회가 구성된 셈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에서 뒤늦게 선회한 것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앵커: 전체적인 선거 결과를 짚었는데요 이번에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주요 지역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여야 주자들은 박근혜 마케팅과 세월호 심판론을 내세웠는데 결과가 어땠나요?
 
기자: 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심판론을 내세운 야당과 박근혜 대통령 마케팅으로 대응한 여당의 대결이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현 시장이 7선의 정몽준 의원을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박 시장은 56.1%를 얻어 43.1%를 얻은 정몽준 후보에게 여유롭게 승리했습니다. 박 시장은 선거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 보인 우위를 선거까지 잘 이끌어 갔습니다. 이번 승리로 박 시장은 차기 야권 내 대권 주자로 우뚝 솟아올랐습니다. 새벽까지 접전을 펼친 경기와 인천은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유정복 후보가 각각 승리했습니다. 남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에게 약 4만 3000표 차이의 신승을 거뒀고 유 후보도 송영길 현 시장을 2만 표 차이로 가까스로 따돌렸습니다. 남 후보와 유 후보는 수도권 전패의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을 구해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경인지역을 제외하면 새누리당이 승리한 곳은 영남권과 제주가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부산에서는 박근혜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운 서병수 후보가 무소속 오거돈 후보를 상대로 힙겹게 승리했습니다. 선거 막판 위기에 몰렸던 서 후보는 박근혜 마케팅으로 부산 민심을 얻어낸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주의 타파를 선언하며 대구시장에 도전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40% 가까운 지지를 얻으며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외에 충남과 강원에서는 안희정 현 지사와 최문순 현 지사가 각각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앵커: 네 또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교육감들이 약진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돌풍이 돋보였습니다. 진보 교육감들은 전국 17개 지역에서 15명의 후보가 출마해 13명이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2010년 6명의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 수준입니다. 특히 부산과 경남 등 그동안 보수 교육감들의 텃밭인 지역에서도 유권자들은 진보 교육감을 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서울 조희연, 부산 김석준, 인천 이청연, 광주 장휘국, 세종 최교진, 경기 이재정, 강원 민병희, 충북 김병우, 충남 김지철, 전북 김승환, 전남 장만채, 경남 박종훈, 제주 이석문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됐습니다. 이중 서울의 조희연 후보는 고승덕, 문용린 등 보수 교육감 후보와의 3파전 속에서 값진 역전승을 따냈습니다. 선거 초반 낮은 인지도로 지지율 격차를 보였던 조 후보는 고 후보의 딸인 고희경씨로 인해 촉발된 고 후보와 문 후보 간의 고발·폭로전에 반사 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번 진보 교육감의 약진에 대해 먼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앵그리 맘', 즉 40대 여성들의 표심 변화를 꼽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에서는 학부모들이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원했다는 분석입니다. 또다른 이유로는 선거구도가 들 수 있습니다. 진보 진영은 단일 후보들이 출마한 반면 보수 진영은 단일화 실패로 인해 후보들이 난립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투표방식의 변화,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 불신 등의 분석이 있습니다.
 
앵커: 네 교육감 선거 설명까지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가 정치권에 미칠 여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선거에서 여야는 무승부에 가까운 성적표를 얻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가 대개조와 혁신이라는 과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포함한 야권 역시 정부를 견제하는 동시에 정부를 개혁해야 하는 입장에 당면했습니다. 정치권의 향후 세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의 경우 유력 대선 주자였던 정몽준 후보의 낙선으로 남경필, 홍준표, 원희룡 등 기타 주자들의 입지가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7월 전당대회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친박과 비박으로 대표되는 여권 내 권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마케팅이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이 증명된 이상 비박계의 비상이 주목됩니다. 야권 역시 권력 판도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광주 윤장현 후보의 승리로 당내 입지가 탄탄해졌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 위상이 격상됐습니다. 이외에도 7월 재보궐 선거에 손학규, 정동영 고문들이 출마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져 야권 내 당권 경쟁은 더울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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