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브라질월드컵)러시아전 홍명보호, 더는 변명이 없다
2014-06-16 13:51:17 2014-06-16 13:55:5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러시아와 브라질월드컵 첫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이 경기에 모든 것을 건다.
 
사실상 16강 진출을 위한 분수령으로 꼽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 ⓒNews1
 
대표팀은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7시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H조 조별예선 첫 경기를 펼친다.
 
최소 승점 5점(1승2무) 이상을 얻어야 하는 대표팀에게 러시아전은 절대 내줘서는 안 되는 한판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표팀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 승점 4점을 얻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2010 남아공 대회에서는 같은 승점으로도 16강에 진출했다. '경우의 수'나 복잡한 계산을 피하기 위해선 승점 5점(1승2무)이 필요하다.
 
첫 경기인 러시아에서 패할 경우 남은 알제리와 벨기에전에 임하는 선수들의 부담감이 한층 더해질 수 있다.
 
아시아 축구에 정통한 영국의 존 듀어든 축구 저널리스트는 "대한민국이 러시아와 최소 비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고 평했다.
 
러시아전이 다가오면서 대표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대 안 되는 대표팀"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조 추첨 이후 강팀으로 익히 알려진 벨기에를 포함해 러시아와 알제리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판단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해졌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대표팀을 둘러싸고 '사상 첫 원정 8강'이란 목표가 대두했으나 최근 평가전을 거치며 "현재로선 16강 진출이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희망을 얘기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내다보면 16강도 쉽지 않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이후 대표팀은 박주영(아스널) 선발 논란부터 시작해 지난 10일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인 가나와 경기에서 0-4 패배까지 겪었다. 희망적인 행보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뽑겠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결국 지난 3월6일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박주영(아스널)을 선발하며 원칙을 수정했다. 홍 감독은 "내가 원칙을 깼다.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에 홍명보 감독과 함께 2012 런던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며 이를 빗댄 '엔트 의리'는 하나의 고유 명사가 됐다. 엔트 의리는 최종명단인 '엔트리'와 '의리'를 축구 팬들이 합쳐서 만든 비판적인 단어다.
 
이때부터 대표팀을 끝까지 지켜보고 응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많은 실망을 했다는 의견이 크게 갈리기 시작했다.
 
◇오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러시아와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둔 축구대표팀. ⓒNews1
 
다행히 현재 대표팀의 분위기는 밝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홍명보 감독은 세트피스 훈련을 철저한 보안 속에 비공개로 하고 있다. 브라질의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은 지난 14일부터 비공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팀은 브라질에 도착하기 전에도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러시아와 맞붙을 장소인 쿠이아바와 기후 조건과 시차가 비슷하다고 판단해서다. 홍명보 감독은 32도가 넘는 쿠이아바의 찜통더위와 60%가 넘는 높은 습도에 선수들을 미리 적응시켰다.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16경기에서 5승3무8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출정식을 겸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0-1 패배 이후 지난 10일 가나전 0-4 패배까지 2연패가 특히 뼈아프다.
 
부진한 경기력이 나올 때마다 멀리 보고 대표팀을 응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팬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잇달아 나왔다.
 
하지만 사실상 16강 진출을 가를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대표팀이 패한다면 홍명보호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면 명장이 되고 지면 졸장이 되는 '벼랑 끝 승부'가 다가오고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