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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산업·예술으로"
2014-07-17 17:54:11 2014-07-17 17:58:29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한국음악산업학회(KAMI) 창립준비 포럼'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오는 11월 창립될 국내 최초 음악산업 관련 학회인 ‘한국음악산업학회’에 대해 일반에 알리고 대중음악에 관한 논의를 심화하고자 기획됐다. 
 
한국음악산업학회, 가슴네트워크,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대중음악사운드(SOUND)연구소가 주관하는 이번 포럼에서 축사를 맡은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그동안 대중음악의 가능성에 대한 경험은 했지만 사회적인 제도로 전환하지는 못해 아쉬웠다"면서 "이 자리를 계기로 음악인들이 대중음악 산업과 관련한 국가의 정책과 제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한편, 이론과 현장의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준흠 사운드페스티벌 총감독과 함께 한국음악산업학회 창립을 추진 중인 김재범 성균관대 경영대학·예술대학 교수 역시 "영미권, 동남아시아와는 달리 음악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장, 학제 간 본격적인 고민이 적었다"며 "음악인들의 서로 다른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모아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김나볏 기자)
 
이날 발제는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류형규 마니아디비(maniadb.com) 대표,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가 맡았다. 발제자들은 각각 음악산업 진흥을 위한 글로벌마케팅, 대중음악자료원, 음악산업학제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는 "홍콩영화가 한창 붐을 일으킨 적이 있지만 현재 세계 영화산업계를 주름잡고 있지는 않다"면서 케이팝(K-Pop) 산업화, 시장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류의 위기를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안 대표는 "2년 전만해도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우리나라 아이돌의 공연을 하면 현지 프로모터들이 굉장히 관심을 보였는데 지난해부터는 반응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가장 수익을 많이 냈던 일본시장에서도 진출이 녹록치 않음을 토로했다. 안 대표는 "앞으로는 한류를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에는 컨텐츠 현지화가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형규 마니아디비 대표는 공적기구로서 한국대중음악자료원 건립을 제안했다. 류 대표는 "한국대중음악자료원이 신사업을 시도하고자 하는 곳에 기반 자료를 제공해줌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마켓에 대한 검증을 빠르게 수행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카이빙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아울러 그간 아카이빙 시도의 실패 이유에 대해 ▲전문성이 결여된 정책담당자의 정책입안 ▲실행 단계의 현실성 부족 ▲음악인과의 소통 부족 등을 들었다. 아카이빙은 단계별 추진 매뉴얼을 세워 신중히 진행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창작자를 상대로 공적기구가 서비스 사업자보다 효율적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보성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대학과 대학원에 음악산업 학제가 없다"면서 "음악산업 관련 학과를 설치해 음악산업 전문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에서 지속적으로 음악산업정책을 연구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번 포럼은 대중음악을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산업과 예술로서 이해하고, 음악산업과 정책을 연구하는 첫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포럼 이후 18, 19일에는 타루, 한희정, 프롬, 요조, 최고은, 장필순 등 여성싱어송라이터들이 벌이는 축제 '사운드 페스티벌'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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