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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국감)"문화재청, 울산 '반구대암각화' 엉터리 측량"
GPS 위성좌표 설정 없이 3D스캐닝
2014-10-10 15:12:37 2014-10-10 15:12:37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는 울산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를 지금까지 엉터리로 측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축된 기초자료도 정확도가 낮아 3D스캐닝(3차원 데이터 기록 및 측량) 측량을 다시 실시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세계문화유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문화재청이 지난 2004년 실시한 3D스캐닝 조사와 울산시가 2008년 실시한 3D스캐닝 작업에서 위성측량기준점인 GPS 좌표를 설정하지 않은 채 엉터리로 측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4년 처음으로 3D스캐닝 조사를 실시했는데, 당시 3D스캐닝에서 필수적인 GPS 위성좌표 설정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해 반구대 암각화 측량 자료가 오류 범위가 컸다.
 
또 당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야외 측량을 하면서 실내용 장비인 일본 미놀타사의 비비드(Vivid)910을 사용, 이 장비로 반구대암각화를 여러 부분으로 나눠 측량하고 퍼즐맞추기 식으로 최종 데이터를 확보해 오류범위를 키웠다.
 
울산시 역시 지난 2008년 실시한 3D스캐닝 작업에서 위성좌표계인 GPS 좌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관련 전문가들은 울산시 조사에서 산출된 반구대암각화 측량자료의 정확도도 신뢰성이 떨어지고 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당시에는 3D 측량을 처음 실시해 GPS좌표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이동통신 기지국도 없었다"며 "당시 측량한 데이터에 오차 범위가 큰 것을 인정한다"고 수긍했다.
 
하지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위치정보 확인 시 3D스캐닝 작업에서 GPS 좌표를 사용해 보정하는데 성곽 등 대규모 문화재에만 사용한다"고 정 의원실측에 해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 의원은 "이같은 해명은 반구대 암각화는 소규모라서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첨단설비 첨단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문화재청 상황 때문에 그렇다"고 해명했고, 정 의원은 "설비탓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답변 내용만 보더라도 얼마나 안일하게 대처하려 했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정 의원은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된 지 40년이 넘었음에도 정확한 측량조차 못한 채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보존을 말로만 외치며 문화재 관리의 후진성을 드러냈다"며 "국보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실측자료가 이 정도라면 다른 문화재에 대한 문화재청의 실측자료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문화재청장은 "보유 설비에 대한 활용도와 방법을 점검해서 앞으로 그런 변명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울산 반구대암각화.(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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