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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공군 장교들, 블루니어 243억 사기 전과정 깊숙 개입
공군 선후배 동원, 정비예산정보 수집·사건 무마 청탁
2015-02-16 12:00:00 2015-02-16 12:00:00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일부 공군 예비역 장교들이 블루니어의 243억 원 상당의 전투기 정비대금 사기 범행 과정 내내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6일 블루니어의 공군 전투기와 관련, 200억 원대의 허위 전투기 정비대금을 편취한 혐의(특경법상 사기 등)로 공군 중장 출신 천모(67)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2008~2011년까지 블루니어 회장 재임 당시 박모(53·구속기소) 전 블루니어 대표 등과 공모해, 허위세금 계산서와 수입신고필증 등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공군 전투기의 고가 부품을 교체·정비한 것처럼 가장해 공군군수사령부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00억 원대의 정비대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블루니어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데에는 천씨를 비롯한 공군 예비역 장교들의 역할이 컸다. 공군 정비병과 하사관 출신인 박씨가 추모(51)씨 함께 설립한 블루니어는 천씨와 함께 공군 대령 출신 2명을 주요 간부로 영입했다.
 
천씨 등 공군 장교 출신들은 공군과 방사청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범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시 이를 무마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사진=뉴스토마토)
 
구체적인 수법을 보면, 이들은 공군과 방사청 내부의 정비원가 및 전투기 정비 예산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블루니어는 이를 바탕으로 정비대금 부풀리기 시도를 했다는 것이 합수단의 설명이다.
 
이들은 아울러 해결사 노릇도 했다. 과거 블루니어가 교체한 폐부품을 공군 군수사령부에 반납하는 척 하다가 회수 해오던 행각이 공군 군수사령부 분석평가실에 의해 적발된 적이 있었다. 당시 이들은 공군 선·후배 등에게 무마해달라는 부탁을 해, 군검찰 수사나 자체감사 없이 사건을 무마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사청이 전투기 정비대금 원가 실사를 할 경우에는 원가 실사가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도록 허위 원가 서류 작성 등에 관여하거나 방사청 담당자를 접대하기도 했다.
 
이들 예비역 장교들은 블루니어의 핵심 직원들만이 참석하는 주간·월간회의에 참석해 전투기 정비대금 편취를 함께 모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노무비를 부풀리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는 부하 직원들에게 정비대금 부풀리기를 지시하거나 독려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지난해 12월 8일 블루니어 전 대표 박씨를 도피 2년6개월여 만에 검거한 이후, 블루니어 관계자 5명과 방사청 전 직원을 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블루니어의 정비재금 편취 범행에 공군 등의 유착 여부에 대해서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방사청과 협조해 전투기 정비대금 편취 범행과 관련한 범죄수익회수를 위해 박씨의 부동산과 예금채권 등에 대해 가압류 및 추징보전 등의 환수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확인된 무기체계 정비 분야의 구조적, 고질적 병폐를 근절하기 위해 향후에 필요한 수사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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