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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근속 여직원에도 칼바람..현대重 노사관계 '급랭'
2015-03-10 14:56:39 2015-03-10 14:56:3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의 인력 구조조정이 장기근속 여직원에까지 미치면서 노사관계가 다시 악화일로다.
 
지난달 17일 오랜 진통 끝에 2014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노사 양측은 잠시 화해무드로 전환되는 듯 했지만, 최근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분위기는 다시 냉랭해졌다. 최악의 경우 파업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올해 계획했던 주요 사업에도 일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에 따른 고된 진통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임원 30% 감축을 시작으로 올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했다. 칼바람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일부터는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회사는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여직원에게 최대 40개월의 급여와 자기계발비 1500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등 보상책을 마련했다. 장기근속 대상 포상과 명예 승진 등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희망퇴직을 가장한 사실상의 권고사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9일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사무직 여성노동자 정리해고 반대 투쟁 선포식을 열고 “지난달 임단협 합의 과정에서 회사 측 교섭대표가 고용안정에 대한 약속을 분명히 했음에도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등 노사 간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장급 이상 사무직 직원에 대해 강제 퇴직을 한 것처럼 조합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도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감원 태풍 앞에 놓인 여사원들에게 희망퇴직과 관련한 어떠한 서명도 거부할 것과, 회사가 면담 요청을 할 경우 거절 지침을 내렸다.
 
아울러 노조는 사무직 구조조정에 이어 현장 생산직 부분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현대중공업 냉천공장의 업무를 힘스(hims)라는 자회사로 아웃소싱 중이며, 조선 2야드에서 도장을 담당하는 50여명의 조합원을 각각 쪼개서 다른 부서로 전출시키고 해당업무를 하청으로 전환하려고 시도 중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예년보다 일찍 임단협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강경투쟁 방침도 밝힐 계획이다. 사측으로서는 지난해 임단협 합의 한 달 만에 다시 올해 임단협을 준비해야 하는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렸다. 노조 관계자는 “이달 대의원 설명회를 통해 요구안을 확정하고 다음달 초 사측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일반직 지회, 하청지회와도 연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4일 울산 노조 사무실에서 사무직 여직원 희망퇴직과 관련해 간담회를 열었다.(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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