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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대규모 역세권 개발 예고..필요개발?대권행보?
지하철 역세권 개발 강조..건설사에도 협조 요청
2015-03-12 17:57:52 2015-03-12 17:57:5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원순 서울시장도 대형개발의 유혹에 흔들리는 걸까?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남발됐던 대형개발 사업과 단절을 선언했던 박 시장이 재임 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개발과 유사한 정부의 한강 관광개발 사업에 적극 협력을 약속했고, 자신의 핵심 공약이자 대형 개발과 차별화됐다고 자랑했던 도시재생사업에 한국전력 부지 개발 등을 끼워 넣었다.
 
특히 재임 이후 박 시장 정책 변화와 발언을 종합해보면 광범위한 규모의 대형개발을 예고하고 있다. 바로 지하철 역세권 개발이다.
 
◇ 지하철 통합 후 역세권 민간개발 구상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지하철 1~4호선의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의 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을 발표했다. 중복 투자 등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 지하철 적자를 줄이려는 것이다.
 
박 시장이 통합 이후 강조한 신사업 중 하나가 역 주변 부동산 개발이다. 그는 홍콩 지하철 MTR·KCR이 2007년 통합되고 역세권과 지하공간을 개발하면서 2008년 비운수사업 매출이 42%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역세권 개발 등 신사업을 통해 재정균형을 맞추겠다. 그 과정에서 기존 인력을 신사업에 재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을 참고로 서울시는 민간 자본을 참여시켜 지하철역 주변에 호텔, 상가, 오피스텔, 극장 등을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코레일이 민자역사 사업을 하는 것처럼, 통합 지하철 공사도 환승역 주변에서 재개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대규모 개발 따라오는 지하철 지하화 
 
서울시는 지난 3일 지하철2호선 지상구간 지하화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류훈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주변 지역과 통합적 도시재생 전략과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도시철도 지하화 정책 방향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지하철 지하화는 도시재생 보다 개발에 무게가 쏠리게 된다. 이미 완성된 선로를 지하화 하는 것만으로 공사비를 웃도는 수익을 얻기 어렵다. 지하화 사업에 타당성이 나오려면 지하화와 함께 주변 개발이 불가피하다.
 
이는 지난 2011년 광진구가 실시한 지하화 사업 용역결과에 나와있다. 광진구는 지역내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 할 경우 7525억원이 소요되고 8428억원의 이득(편익/비용비 1.12)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만한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건대입구역, 구의역, 강변역과 중심가로 주변 500m를 개발해야 한다. 조사에서 용적률 800%의 일반상업지역을 8.7%, 용적률 400%의 준주거지역을 22.9%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구의역에는 구의재정비 촉진지구를 포함한 대규모 지하공간을 개발하고 기존 지하철 지상구간을 따라 상업업무지역이 조성된다. 상업업무지역 주변은 블록정비를 하고 업무상업 중심가를 조성된다.
 
◇ 건설사에 역세권 개발 참여 반복 요청
 
박 시장은 건설사들에게 지하철 역세권 개발사업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 1월 건설협회 신년교례회에서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토목건설 부분에 관심이 많다"며 민자사업을 제안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그는 "도심 인프라는 철도를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지하철은 개발 초기단계부터 좋은 부동산 개발자들이 참여해 함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달 초 대한주택건설협회 업무협약식에서도 건설사들에게 역세권 개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강남과 강북의 상업지역 격차가 존재한다"며 "도시계획적으로 역세권 개발이 가능하도록 종상향, 용적률 상향 등을 고민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역세권 상업지역 확대는 많은 주민들이 바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작구는 서초동과 인접해 있지만 상업지역 면적 비율은 1.9%로 서초구 6.9%에 비해 낮다.
 
이 때문에 동작구 주민들은 서울시에 상업지역을 확대해 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역세권 주변 상업지역을 확대할 경우 지하철 역이 많은 동작구는 수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의 변화에 대해 다른 해석이 있다. 서울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는 대형 개발을 해야 한다는 옹호론이 있고, 박 시장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업적을 남기려는 시도라는 정치적 해석이 있다.
 
 
서울시는 추진하고 있는 계획이 이전 대형 개발 방식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원 도시재생국장은 "이전 대형 개발은 기존 세입자들을 강제로 쫓아내는 강압적인 방식이었다.지금은 기존 세입자들과 함께 공존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에 부합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미래연구소 창립식 및 창립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와 대화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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