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총기난사, 변명 여지없는 사고”
군 당국, 관심사병 ‘체크시스템’ 있지만 활용 안 해
“현장에 장교 있는데 총알 떨어질 때까지 무대응”
“범죄작심 피의자에 의한 사고? 안이한 근본인식”
입력 : 2015-05-14 16:44:01 수정 : 2015-05-14 16:44:01
국회 국방위원회는 14일 전날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백승주 국방부 차관 등 군 관계자들을 불러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현안보고에서 여야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군의 미흡했던 예비군 사격통제와 안전지침 미준수 등 허술한 관리 실태를 집중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원들이 이번 사건의 가해자 최모(23)씨가 현역 복무 시절 B급 관심병사였던 점과 관련해 예비군들 신상관리 문제를 지적하자 국방부는 현역 때 관심사병에 대한 자료가 구축돼 있으며 이를 예비군 훈련 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군 당국이 예비군 관심사병을 사전에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놓고도 실제 훈련에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토로한 셈이다. 이번 참사가 ‘안전불감증’에 걸린 군의 인재(人災)라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 소속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의도중 잠시 기자들과 만나 “안전관리 규칙 등이 제대로 안 지켜진 것 같고 지금 규칙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현장에 장교와 조교들이 있었는데 가해자의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아무런 제압도 할 수 없었던 상태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기 고리부분이 고정되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도 “그게 풀어있는 것도 확인하지 않고 실탄을 지급했다”며 “조교들이 철저히 확인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고정하게 한다는 이상한 설명을 했고, 또 규정은 부대마다 다 다르다고 한다”고 어이없어 했다.
 
여당 간사인 김성찬 의원은 “예비군 사격 훈련을 할 때의 사격통제 부분이 미흡했다는 부분이 밝혀졌다”며 “또 현역 당시 관심병사에 대한 자료가 부대에 남아있고 그것을 전산화해서 동원훈련 올 때 전달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그런 부분을 훈련 부대에서 확인을 잘 못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고”라며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통제 방식이 너무 허술했다. 규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규정도 지휘관 재량에 의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번 사건이 일어난 곳은 매일 사격이 실시되는 도심의 사격장”이라며 “그럼에도 사격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었다. CCTV(폐쇄회로TV)도 없는 매우 허술한 안전관리 무방비 상태였다는 게 확인됐다. 사고 수습과 함께 책임 문제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권은희 의원 역시 “‘규정이 없다, 현장에서 지휘관이 재량에 따라서 하다 보니 사고 발생했다’는 (국방부의) 해명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미리 정해진 안전매뉴얼에 따라 정확히 집행해야 되고 집행되지 않으면 그 상태에서 훈련이 스톱돼야 하는데 범죄를 작심한 피의자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안이한 근본인식 갖고 설명하는 것에 (당국을) 강하게 질타했다”고 전했다.
 
한편 회의에 출석한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스럽다”면서 “군은 어떠한 의혹도 없도록 규명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국방부 차원의 후속조치를 마련해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예비군훈련장 총기난사 사건 긴급 현안보고에서 한 의원이 총기난사 후 자살한 최모씨의 유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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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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