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기재부 vs 예정처 ‘으르렁’…추경안 놓고 공방 ‘점입가경’
예정처, 기재부 반박에 재반박…“이번 추경은 선제대응…집행관리 철저해야”
기재부 “집행 어렵다는 16건 모두 올해 가능”
여야, 이달 말 추경안 처리 ‘미지수’
2015-07-15 14:44:44 2015-07-15 14:51:28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놓고 국회 예산정책처와 기획재정부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추경안에 문제가 있다는 예정처의 지적에 기재부가 조목조목 반박하자 예정처가 즉각 재반박에 나섰다. 정부 부처와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책 현안관련해 잇따라 반박하며, 기싸움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예정처는 10일 정부가 제출한 2015년 추경안 중 지출 사업 145개를 분석한 결과 36개 사업에서 45건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201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예정처가 밝힌 문제점이 노출된 사업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연내 집행가능성 부족 16건 ▲사업계획 및 사전 절차 이행 미흡 16건 ▲실질적 사업 효과 불확실 3건 ▲출연금 증액에 따른 지출계획 변경사항 미 제시 등 기타 문제 10건 등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강력 반발했다. 송언석 기재부 예산실장은 13일 “예정처가 지적한 45건의 문제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큰 의미가 없는 사안과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예정처가 연내 집행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한 16건은 모두 올해 안에 집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사업계획이나 사전절차 등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16건 역시 구체적인 집행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정부는 강조했다.
 
추경안이 ‘총선용’으로 편성됐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해명했다. 송 실장은 “총선용 추경은 없다”며 “이번 추경은 국가재정법상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메르스 피해지원뿐만 아니라 SOC 등 경기진작 사업도 포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OC 분야에 대해서도 “일자리 창출과 경기보강 분야가 큰 분야라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예정처는 14일 ‘추경보고서 관련 보도에 대한 의견’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있었던 기재부의 브리핑에 대해 재반박했다.
 
예정처는 “이번 추경이 ‘메르스 및 가뭄 발생으로 인한 경제 위축’이란 위기상황에서 경기회복 기조 유지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란 점을 특히 중요시했다. 이번 추경의 긴급한 필요성에 공감해 주요 추경 사업의 집행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특히 집행 확대 여지가 있는 일부 사업(4건)에 대해서는 증액의견까지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예정처는 일부 언론에서 해당 보고서 작성시 정부와 의견교환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된 데 대해 “예정처는 추경사업 분석을 위해 추경안이 국회에 정식으로 제출되기 전부터 소관 집행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며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특히 분석보고서 최종본 전체를 9일 기재부에 사전송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보고서의 타당성 여부는 국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충분한 논의를 거쳐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가 예정처의 지적에 대해 강한 어조를 보이며 반박에 나선 것은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 때문으로 보여진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경기침체가 심각해졌고 이미 관광업이나 공연업계 등에서도 폐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재부 안팎에서는 더 늦어질 경우 추경 효과가 반감되고, 국가부채만 늘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추경안 처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달 말 국회 처리가 미지수인 상황에서 여야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고 야당은 추경안에서 세입경정 예산(5조6000억원)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추경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놓고 국회 예산정책처와 기획재정부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추경안에 문제가 있다는 예정처의 지적에 기재부가 조목조목 반박하자 예정처가 즉각 재반박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