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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 수위저하, 제2롯데월드·지하철9호선 공사 때문"
서울시 조사결과 발표 "도로함몰 현상과는 직접 관련 없어"
2015-08-06 12:20:50 2015-08-06 15:04:53
석촌호수 수위저하 현상은 제2롯데월드 건설과 지하철 9호선, 인근 대형 신축건물 공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6일 한국농어촌 공사에 의뢰한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 조사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다만, 석촌호수 수위저하 현상은 인근지역 지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도로함몰 현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결론냈다.
 
조사 결과 석촌호수 수위저하는 2011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2년간 직접적으로 나타났다. 지하수 유출을 유발하는 공사가 몰리고 석촌호수 자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일 평균 약 2000톤에 달하는 물빠짐량이 더해져 수위가 급격히 줄었다.
 
석촌호수는 과거 한강이었던 곳을 한강 매립사업을 하면서 만든 인공호수다. 호수수위가 한강수위보다 최대 5.1m 높고 호수바닥 자체가 물이 잘 빠지는 실트질 모래로 되어 있어 자연적으로 물이 빠지는 특성이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인근 대형공사가 수위저하의 한 영향이 된 것으로 분석된 근거는 총 3가지다. 우선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진 2011년부터 2013년 까지 기간 동안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진행됐다. 인근 신규 대형건물 공사도 이 기간 집중됐다. 이와 함께 동위원소 분석 결과 석촌호수 물과 제2롯데 월드 유출수가 유사하고 지하철 9호선 물의 성질도 일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이전 시기와 비교할 때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각 공사장 방향으로 물 흐름이 변경된 점도 같은 근거다.
 
대한하천학회 분석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학회가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 제2롯데월드와 9호선 공사가 완료되면서 석촌호수의 물빠짐량이 감소하고 주변 지하수위도 다시 회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계측결과도 현재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9호선 유출 지하수량이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 됐다. 이 추세라면 공사 완료 5년 후에는 수위저하가 현재보다 약 23%~3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의 인근지역 지반 안전성 검토결과 수위저하로 인한 지반 침하량이 최대 8mm로 허용침하량 25mm이내인 것으로 분석돼 수위저하와 도로 함몰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공발생과의 관련성 검토 결과도 지반을 통한 지하수 속도가 시간당 1.3~8.3cm로 느리게 감지돼 도로함몰 원인이 토사 유출을 일으키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또 최근 2년간 석촌호수 주변 지하수위 계측 결과 지하수위는 큰 변동이 없어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석촌호수 주변에는 지하수위 계측기가 지하철 9호선 64개, 제2롯데월드에 20개가 설치 가동 중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석촌호수 인근에서 발생한 도로함몰과 관련해 실시한 하수관거 조사, 도로GPR 탐사, 일본 업체와의 합동 동공 탐사결과에서도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조사 과정에서 대형 굴착공사장에 대한 점검결과 실제 유출량과 신고된 유출량에 차이가 있는 등 유출량 관리가 미흡한 점을 발견하고 유출지하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대형 굴착공사장에 대한 유출지하수 신고와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현장점검팀을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또 현행 유출지하수 인지 후 30일 이내로 되어 있는 신고기 간을 발생 즉시로 강화하도록 하수도 조례를 개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건축인허가 조건과 연계한 대형공사장 지하수 계측자료 제출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대형공사장과 관측망에서 누적되는 지하수 관련 정보는 GIS 기반의 지하수지도로 제작해 사고 예방 및 원인 규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향후 216개곳인 지하수 관측망을 2025년까지 65개소 추가 확대할 방침이다.
 
김준기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 수위저하는 주변 대형 건축물, 공사장 지하수 유출이 직접적인 원인일 뿐 주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는 대형 굴착 공사장의 유출지하수 관리를 철저히 해 시민 불안감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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