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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똑똑한 투자자가 급락장에서 웃는 이유
주가 하락에 수익내는 인버스펀드 투자대안 '주목'
2015-08-24 16:21:10 2015-08-24 16:21:18
대내외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돌입하면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지수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인버스펀드는 최근 한 달간 7.18% 수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가 각각 -8%씩 손실을 기록한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조정장서 인버스펀드 3개월 수익 15% 
펀드별로는 '한국투자 KINDEX 인버스증권상장지수(ETF)'가 1개월, 3개월 수익률이 7.71%, 15%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설정규모가 2800억원에 달하는 '삼성 KODEX 인버스 ETF'는 각각 7.68%, 14.98%로 뒤를 이었고 '미래에셋TIGER인버스ETF'와 'KB스타코리아리버스인덱스'도 3개월간 12.85%, 11.67%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인버스' 나 '리버스' 용어가 포함된 펀드는 선물이나 파생상품을 이용해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 움직임과 반대로 수익 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예를 들어 강세장일 때는 관련 펀드가 손실을 내지만, 반대로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 플러스 수익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9월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자 위협을 느낀 외국인들이 보유 자산을 팔면서 증시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데다 최근 중국 위안화 대폭 절하와 제조업 지표 악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점증되면서 급락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다양한 금융상품이 개발되면서 강세장과 약세장에서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정보력과 빠른 판단력을 갖추었다면 어느 상황에서도 시장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8월초 인버스ETF 비중 늘려 
시장 대응이 빠른 기관투자자들은 조정국면이 시작되던 8월 초부터 손실을 만회할 헤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8월 초부터 파생형 인버스 ETF의 보유비중을 크게 늘려왔다"며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하한 지난 11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특정 인버스 ETF를 대폭 늘리는 움직임도 포착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는 주가가 본격적인 조정양상에 돌입한 시기와도 맞물린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인버스 ETF 보유비중이 직전 고점 수준까지 증가한 만큼 추가 증가가 쉽지는 않지만 향후 외국인 인버스 ETF 관련 매매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버스투자는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지만 지수 하락을 추종하는 상품들은 두 자릿수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NYMEX)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선물가격이 배럴당 40.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를 겪었던 2009년 2월 39.96달러 이후 최저치며 지난 6월말 배럴당 61.03달러 이후 33% 이상 하락한 것이다. 덕분에 원유 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ETF'의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이 20.1%, 40%에 달했다. 또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인버스 상장지수증권도 눈여겨볼 만하다. '신한인버스 WTI 원유상장지수증권(ETN)'은 최근 석달간 30% 플러스 수익을 냈다. 
 
순발력 필요한 인버스, 짧게 투자해야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인버스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투자 시점이나 이익 실현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하므로 성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김종범 신한금융투자 서울 광교지점 PB는 “인버스투자는 주가가 조정이 확정되는 시점에서는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한 뒤 비중을 줄여나가고 반대로 주가가 고점일때 신규로 인버스 ETF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쓴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은 짧은 시간에 큰 폭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중을 크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향후 방향성이 불확실할 때에는 오히려 쉬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자산전략 연구원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 매력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원·달러 환율 상승세나 투자심리의 패닉이 진정되는 모습을 확인한 후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PB지점 관계자도 “시장이 어수선할 때일수록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며 “보유 중인 주식이 단순 추종매매였다면 처분을 권하겠지만, 실적호조에 근거해 매수했다면 서둘러 손실을 확정 지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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