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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삼성重 협약으로 성동조선 살린다
경영협력 방식 선택…"단순 지원 넘어 조선업 경쟁력 제고"
2015-09-01 14:29:08 2015-09-01 14:29:08
한국수출입은행과 삼성중공업이 손잡고 성동조선해양 살리기에 나선다. 협약 방식은 삼성중공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위탁경영이 아닌 공동지원 형태인 경영협력 방식을 선택했다.
 
수출입은행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덕훈 수은 행장은 "수출입 은행은 개별 조선사의 단순 지원을 넘어 조선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번 경영 협력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중공업이 적극 협조함으로써 성동조선도 중형 조선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덕훈 수은 행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달 31일 오후 6시 삼성중공업의 거제 조선소에서 만나 이 같은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경영협력협약은 개별 조선사에 대한 단순 지원을 뛰어넘어 국가 전략산업이자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대형 조선사간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협약에 따라 앞으로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의 영업·구매·생산·기술 부문 등 경영전반을 지원하고, 수은은 인사·노무·재무 등 경영관리를 담당한다. 삼성중공업은 영업망을 활용해 성동조선의 신규 선박 수주를 발굴하는 한편 성동조선과의 외주계약으로 선박 블록 등 일감을 제공, 안정적인 건조물량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설계 등 기술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수은은 재무 지원 등을 맡아 삼성중공업의 경영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이 행장은 "삼성중공업에 위험이 전가되는 부분은 수은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연내 성동조선의 유동성 부족부분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협약기간은 4년+3년이다. 4년간 경영협력을 진행한 후 양측이 합의하면 다시 3년간 연장하는 방식이다.
 
성동조선은 중형상선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조선업 시황의 부진, 유동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상선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대형 조선사와 중형조선사의 경영협력협약을 통해, 대형조선사는 기술경쟁력을 지원하고, 채권단은 원활한 금융지원을 도모하게 돼 성동조선의 조기정상화 및 한국 조선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도 성동조선을 통해 설비 운영의 유연성과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의 블록 제작 등 성동조선과의 외주계약을 통한 설비 운영의 유연성 증대가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과의 협력을 통해 중형, 대형 상선을 함께 발주하려는 선주 수요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대응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수은을 비롯한 채권금융기관은 이번 경영협력에 의한 조속한 성동조선 경영정상화를 통해 채권회수율과 여신 건전성 제고, 익스포저(exposure) 축소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협약은 성동조선, 삼성중공업, 채권금융기관이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윈윈(win-win)형 방안으로 평가된다.
 
수은 관계자는 "성동 경영정상화는 고용안정, 부가가치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내 기자재 산업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대선조선 등 중소조선사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덕훈 수은 행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수출입은행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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