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짱)①영원한 부양은 없다…긴축 시동 건 연준
7년간의 부양 끝내고 12월 금리 인상될 듯
2015-11-24 09:00:00 2015-11-24 09:00:00
올해 12월, 전 세계 금융시장이 산타클로스의 선물보다도 더욱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중대 정책 발표다. 지난 7년간 미국은 서서히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연준은 금리 인상을 통한 본격적인 ‘긴축’에 시동을 걸고 있고, 반면 유럽의 경우엔 파리 테러로 경제 전망이 한층 악화돼 ECB는 더욱 강력한 부양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두 중앙은행이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달러와 유로화도 다른 흐름을 만들고 있다. 과연 연준과 ECB는 12월에 시장이 예상하는 정책을 내놓을지, 두 은행을 이끄는 수장들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전망해본다.<편집자>
 
병이 들었을 때 링거를 맞고 약을 먹으면 빨리 회복될 수 있지만, 이를 남용한다면 오히려 더 큰 병을 겪을 수 있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불거진 역대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었던 미국 경제는 힘없이 쓰러졌고 링거와 약이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상태였다.
 
금융 회사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파산이 이어졌고 개인들의 파산도 줄지었으며, 실업률은 고공행진하고 자연스레 소비는 급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번져갔고 이에 따라 당시 2006~2014년까지 연준 의장으로 재임했던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제로 금리’와 함께 양적완화(QE)로 불리는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엄청난 자금을 공급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편다.
 
버냉키 전 의장은 “중앙은행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을 막아야 한다”고 밝히며 ‘헬리콥터 벤’이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지난 2006~2014년 연준 의장으로 재임했던 벤 버냉키 전 의장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제로 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사진/뉴시스
 
2008년 11월25일, 제 1차 양적완화가 시작돼 총 1조7000억달러가 시중에 투입됐으며 이는 2010년 1분기에 모두 종료됐다.
 
그러나 이로도 경제가 회복되지 않자 2010년 11월3일 연준은 향후 6개월간 6000억달러의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한다고 밝혔고, 2차 양적완화는 2011년 6월30일에 종료된다.
 
이후 2012년 9월13일에는 매달 400억달러규모의 주택담보부증권을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가 시행됐고 이어 12월에는 기존 매입 규모에 450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추가로 사들여 매달 채권 매입 규모를 850억달러로 확대하는 이른바 3.5차 양적완화가 시행됐다.
 
이렇게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준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미국 경제 회생에 나섰고, 경제 지표들을 통해 미국 경제는 회복을 나타냈다.
 
따라서 연준은 이미 지난해 10월 제 3.5차 양적완화를 완전히 끝내며 긴축에 시동을 걸었다. 이제 연준은 제로 수준인(0~0.25%) 금리를 올려 약 처방도 중단하겠는 입장이다.
 
금리가 너무 오랜시간 낮게 유지된다면 시중에 지나치게 많은 현금이 풀려 경제가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인플레이션이 급상승하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3.5차 양적완화 발표 당시 연준은 “실업률이 완전 고용 구간까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2% 구간에 머물면 긴축에 나서겠다”고 공언해 왔는데, 인플레이션은 미약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10월 실업률은 이미 연준이 여기는 완전 고용 수준인 5%에 도달했다.
 
따라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회의(15일~16일)에서 7년만에 역사적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확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공개한 11월 IB 이코노미스트들 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인 88%는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 주요 6개국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달러 인덱스는 100선에서 움직이며 지난 3개월간 6% 이상 올랐다. 
 
다만 금리가 오른다 해도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미 연준은 시장에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고 여러번 강조해 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1차례, 내년에 4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연방기금금리는 내년말에 1%, 높다면 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준의 첫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에 어느정도 충격을 줄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아시아와 중남미 신흥국에서의 자금이탈, 부동산 경기의 위축, 주식 시장의 약세 등을 예측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이미 시장과 글로벌 경제가 금리 인상을 오래전부터 예상해 온 만큼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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