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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건설사 매출채권보험 '유명무실'…2년간 가입 8건 그쳐
가입요건 까다롭고 비용 높은데 보장금액은 제한적
2015-11-26 14:33:08 2015-11-26 14:33:08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중소건설사들의 연쇄부도 방지책으로 도입된 매출채권보험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입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보증금액은 적고 비용 부담은 높아 건설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2013년 11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2년 간 국내 건설사들의 매출채권보험 가입건수는 총 8건, 보장금액은 151억원에 그쳤다.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건설사가 대기업 하도급을 진행하고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제도다. 기존에는 제조업 중소기업 위주로 판매되다가 2013년 11월 건설업계의 요청으로 건설사도 이용대상에 포함됐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전문건설업체가 약 3만8000곳에 이르고 연간 6~70만건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이 전무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가입요건을 완화하고 비용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건설사의 등급을 15개로 나눠 6등급 이상인 건설사만 가입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부도 우려가 적은 기업들에게만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증금액의 최대 5%에 달하는 비용도 매출채권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억원의 매출채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최대 5000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제조업에 비해 규모가 큰 건설업의 경우 하도급 공사라도 100~200억원 수준의 공사가 많아 비용 부담도 높은 셈이다. 또 한 기업 당 보장한도도 30억원 수준이라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 필요성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또 매출채권보험에 대한 홍보도 잘 이뤄지지 않아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모르는 중소건설사들도 많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의 경우 규모가 커 자칫 잘못하면 기금을 대거 소진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가입요건이 까다롭고 한도도 낮게 설정한 것 같다"며 "이 때문에 홍보도 잘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구매자 인수등급 완화 등 심사기준을 완화하고 가입대상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라며 "매출채권보험에 대한 중소기업의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정부의 건설사 구조조정 작업과는 무관하다"며 "이와 관련해 한도를 줄이거나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용보증기금은 경기침체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위해 올해 보험인수 총량을 당초 15조5000억원에서 5000억원을 늘린 16조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중소건설사들의 연쇄부도 방지책으로 도입된 매출채권보험 판매가 2년간 8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요건이 까다롭고 비용 부담이 높아 건설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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