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겨울철 식중독 주범 노로바이러스
연간 평균 환자 500여명…개인위생 철저히 해야
2015-12-16 06:00:00 2015-12-16 06:00:00
일반적으로 식중독은 여름철에 자주 발생한다고 생각해 겨울철에는 식중독에 대한 대비가 소홀한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겨울철에도 노로바이러스라는 식중독이 자주 발생한다. 겨울철에도 손 씻기, 익혀먹기, 끓여먹기 등 개인위생과 식품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최성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노로바이러스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0~2014년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발생은 연간 평균 40건이며 이중 50%(20건)가 겨울철(12~2월)에 발생하고 있다. 겨울철 식중독 환자 수는 연간 평균 900여명으로 이중 약 절반 이상(496명)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환자였다.
 
노로바이러스란 급성 위장염을 유발하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다양한 온도 변화를 잘 견딜 수 있는 특성을 보인다. 얼음이 얼 정도의 온도에서 섭씨 60도까지 매우 넓은 범위의 온도에서도 생존한다. 차가운 외부 환경을 견뎌내므로 겨울에도 전파 경로가 유지될 수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노로바이러스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겨울에는 낮은 기온 때문에 식중독 위험이 낮다고 생각해 상대적으로 주의를 덜하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씻어서 날로 먹거나 낮은 온도에서 데쳐 먹는 각종 채소류나 조개나 굴과 같은 해산물에 대한 관리 혹은 조리 중 처치 과정을 느슨하게 하면 이들 음식을 통한 감염 전파의 가능성을 높인다. 여름에 비해 추운 겨울에 밀폐된 공간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사람 간에 전파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감염 환자에게서 바이러스가 배출돼 음식물이나 주위 환경을 오염시켜 전파되는 경우가 흔하다.
 
노로바이러스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입으로 유입되면 대략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게 된다. 갑자기 배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가 발생하고 설사를 동반하는 것이 가장 전형적이다. 대개 하루 4~8회 정도 설사에 시달린다. 전신적인 근육통이 있고 기운이 없으며 두통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38도가 조금 넘는 정도의 미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보통 2~3일 지속되면서 호전돼 특별한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그러나 고령자, 소아 암 환자, 각종 장기 혹은 혈액 이식 환자와 같이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드물지만 사망까지도 보고돼 있어 고위험군은 주의를 요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는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치료는 증세를 경감시키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구토와 설사로 소실된 수분을 입으로 혹은 주사로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통, 근육통에 대해 진통제, 울렁거리고 구토가 나오면 항구토제를 사용하게 된다. 설사가 매우 심할 경우 지사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사제를 사용해 설사 횟수를 줄이면 전파력을 감소시킨다거나 하는 등의 부가적인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화장실 사용 후, 귀가 후, 조리 전에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하므로 30초 이상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손가락, 손등까지 깨끗이 씻고 흐르는 물로 헹궈야 한다.
 
굴 등 어패류는 되도록 익혀 먹고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강하기 때문에 조리음식은 중심온도 85℃, 1분 이상에서 익혀야 한다. 심각한 면역 저하가 있는 환자의 경우 조개나 굴과 같은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는 것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채소, 과일은 깨끗한 물로 세척한 후 섭취해야 한다. 겨울에도 음식물에 대한 조리 시에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이나 병원에서는 급성 구토와 설사가 발생한 사람이 음식물을 조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환자 주변의 사람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조리 기구는 열탕 또는 염소소독으로 철저하게 세척 및 소독해야 한다. 조리대와 개수대는 중성세제나 200배 희석한 염소 소독제로 소독한다.
 
최송호 교수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위장관염은 일년 내내 발생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특히 겨울철에 유행 발생이 자주 보고된다"며 "식사 전에 손을 잘 씻고, 평소에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란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다. 온도에 잘 견딜 수 있는 특성을 보여 겨울철에도 기승을 부린다.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선 식사 전에 손을 잘 씻고, 평소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