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013년 로스쿨 재학생을 자신의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채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비서관은 현재까지 김 의원실에 재직 중이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의원실 소속 K 비서관은 지방에 있는 A로스쿨 3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3년 8월 비서관으로 채용됐다. 로스쿨 2학년 재학 중이던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 김 의원을 도운 것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
이후 2014년 1월 변호사 시험을 앞둔 채 로스쿨 마지막 학기를 국회의원 비서관(공무원 5급 상당)으로 일했다.
K 비서관은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비서관이었지만 의원실이 있는 서울이 아닌, 로스쿨이 있는 지방에서 비서관 업무를 해왔다. 지방에서 로스쿨 학사일정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는 건 아니다. 또 비서관 운영은 국회의원이 상당부분 재량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졸업시험과 변호사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로스쿨 3학년생이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냐는 의문은 불가피하다.
국회의원 비서관은 정책이나 법안 조사 등 국회의원의 입법작용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의원이든 비례대표든 비서관 업무의 중요성과 비중은 다르지 않다. 월급은 근무년수나 급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매월 400만원 이상씩 받는다.
야당의 한 비례대표 국회의원실 보좌관은 "지역구 의원은 비서관 중 1명 정도를 지역에 내려 보내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거의 그런 일이 없다"며 "지역구가 없는데 지방에서 할 일이 뭐가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20대 대학원생을 비서관으로 채용하는 것도 흔하지 않은 일"이라며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 무슨 비서관 일을 할 수 있겠냐"며 "그건 해당 의원이 특혜를 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K 비서관은 "의원실 쪽에서 부탁한 일이나 법률적인 상황에 있어서 (로스쿨 학업과 비서관 업무 병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국회의원실에 출근을 안 하더라도 지방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특혜논란 지적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지방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을 특혜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총선 당시 도와줄 때 면밀히 보고 우리 의원실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오래 기다렸다가 합류하게 된 것"이라며 "어려운 여건에서 변호사 시험까지 합격한 성공한 케이스로 오히려 좋은 사례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에 비서관직을 제안했을 때 변호사시험 앞두고 있어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했지만, 매일 과도한 일이 아니었다"며 "다행히 변호사시험에 합격했고 이후 많은 일을 도와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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