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해도 여전히 '외인 잔치'
득점·리바운드 주요 기록서 국내 선수 '실종'
입력 : 2016-02-01 14:53:50 수정 : 2016-02-01 14:54:44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외국인 선수 제도 탓에 국내 프로농구 선수들이 주요 기록 부문에서 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2명 보유, 2명 출전' 규정으로 회귀하면서 국내 선수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1일 기준으로 10개 팀이 45~46경기를 치른 가운데 개인 득점 순위 10위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 이름으로 채워졌다. 지난 시즌 득점 11위를 차지했던 김준일(삼성·13.8득점)과 앞서 2013-2014 시즌 득점 7위에 올랐던 조성민(kt·15득점)을 떠올리면 올해 이러한 모습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개인 득점 순위 15위까지 봐야 11위에 올라 있는 문태영(삼성·15.9득점)과 15위의 이정현(KGC·14.8득점)이 눈에 띈다. 그마저도 문태영은 귀화 혼혈선수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다 뒤늦게 2009-2010시즌에 국내 무대로 들어왔다. 득점 외에 리바운드를 봐도 10위 안에 국내 선수의 이름은 없다.
 
◇1일 기준으로 올 시즌 프로농구 개인 득점 1위(평균 26.4점)에 올라 있는 창원 LG의 트로이 길렌워터. 사진/KBL
 
이같은 현상은 외국인 선수 제도가 부추기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농구연맹(KBL)은 2~3라운드의 경우 3쿼터에만 2명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지만 4라운드부터는 2~3쿼터 모두 2명 동시 출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질적인 득점력 빈곤 문제를 외국인 선수들로 해결하겠다는 취지였다.
 
실제 올 시즌 팀당 평균 득점이 소폭 상승하는 등 효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득점 1위이던 LG가 80.1점을 올리며 3시즌 만에 다시 80점대를 돌파했는데 올해는 80점대를 넘긴 팀이 오리온(82점), KGC(81.8점), LG(80.5점) 등 3팀이나 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내 선수 육성은 등한시한 채 외국인 선수를 내세워 현재의 화려함만 추구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부터 외국인 선수 2명 보유를 규정으로 내세운 가운데 매년 크고 작은 제도 손질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선수 출전 쿼터 제한과 신장 제한을 하는 등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접점을 모색하기도 했다. 특히 2011-2012시즌에는 최초로 외국인 선수 1명 보유로 제도를 바꿔 출범 초기 내걸었던 "점진적으로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실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올 시즌 다시 193cm 이하 1명과 신장 제한 없는 선수 1명으로 총 2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그간의 제도 정비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 과정에서 각 감독과 상의 없이 김영기 KBL 총재의 독단적인 결정이 있었다는 둥 구단들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KBL 관계자는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외국인 선수 제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도 "사실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가 없다는 것에는 동감하는 목소리가 짙다"고 털어놨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올 시즌 프로농구 득점 순위 1~15위. 사진캡쳐/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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