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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베 악재에 꺾인 '닭 날개'
2016-03-01 14:36:36 2016-03-01 14:36:36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정치권 등에서 벌어진 잇따른 악재에 '닭날개'가 꺾일 처지에 놓였다. 프랜차이즈 본사도 모르는 새 정치적 이슈 등의 불똥이 튀어 불매운동의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상위권 기업들이 잇다라 SNS 등을 통해 일베치킨, 새누리치킨, 다카키치킨 등의 별칭으로 조롱을 받으며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굽네치킨'은 지난달 23일부터 국회에서 시작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현장에서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의 돌출 발언 등이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문제시되면서 그 불똥이 튀었다.
 
굽네치킨에 생닭을 공급하는 크레치코의 대주주로 알려진 홍 의원이 국회 필리버스터 현장에서 발표자로 나선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제지하며 항의하는 모습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고, SNS에 관련 게시물을 공개하면서 누리꾼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홍 의원이 굽네치킨의 주인'이라며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 홍 의원의 크레치코가 김포 지역의 한 경로당에 생닭 1만2000여마리를 제공한 것을 두고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모든 불씨가 고스란히 굽네치킨으로 번졌다.
 
굽네치킨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굽네치킨의 경영자는 홍 의원이 아닌 그의 동생 홍경호 굽네치킨 대표이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홍 의원은 굽네치킨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고 있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홍 의원은 홍경호 굽네치킨 대표이사의 친형일 뿐"이라며 "이 사안에 대해 특별히 입장을 밝힐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네네치킨'은 지난해 7월부터 무려 네차례에 걸쳐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합성물이 유포되면서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네네치킨 측은 합성물이 유포될 때 마다 해당 직원과 가맹점주를 조사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사과했지만 같은 사고가 네차례에 걸쳐 반복되면서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일베치킨'이라는 멍에를 쓰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불매운동이 잇따라 벌어지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수년 전 발생했던 이슈까지 끄집어내며 그 대상을 넓히고 있다.
 
한 누리꾼은 최근 과거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5·16 민족상 산업부문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다카키치킨'(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성)이라는 별칭을 붙여 'BBQ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너시스BBQ 측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3년 당시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아 수상했고, 수상 후에는 재단 측이 '상을 받았으니 후원금을 내라'고 주장해 일부 납부했을 뿐 5·16 민족상 재단과 아무 관계가 없다"며 "일이 이렇게 번질 줄 알았다면 애초에 수상 자체를 거부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SNS를 중심으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권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일부 정치인과 가맹점주 등의 돌출행동에서 비롯된 불매운동에 대해 프랜차이즈 본사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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